“골프·의전 자제하라” 몸 사리는 롯데
“골프·의전 자제하라” 몸 사리는 롯데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3.19 14: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총수일가 공판 앞두고 잡음 방지 안간힘
“주어진 상황 받아들이고 최선을” 독려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총수일가들의 경영비리 관련 공판을 앞두고 그룹 차원에서 쓸데없는 잡음이 나오지 않도록 몸을 사리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포함된 롯데비상경영위원회는 최근 각 계열사 대표이사와 고위 임원들에게 골프를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재계는 말로는 권고사항이지만 사실상 금지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비상경영위는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골프 등의 행사는 계획대로 진행하지만 내부 임직원 간이나 거래처와의 골프 약속은 가급적 피할 것을 지시한 상태다.

비상경영위의 이런 권고는 외부 시각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상경영위는 골프뿐만 아니라 계열사 차원 화려한 행사나 불필요한 의전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다음달 3일로 예정된 창립 51주년 기념행사를 간소하게 진행하거나 경우에 따라 올해는 행사 없이 지나가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 일가들의 경영비리 재판에 사내 분위기가 경직됨에 따라 내부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도 신경쓰고 있다. 

비상경영위는 임원들에게 직원들의 문의사항에 최대한 설명해주고 소통을 강화하는 등 세심하게 배려할 것을 강조하는 한편 휴가 사용도 적극적으로 독려해 줄 것을 요청했다.

황 부회장도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과 고객 안심을 강조하면서 각 계열사에 고객만족활동을 강화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4일 출범한 비상경영위의 목표는 신 회장의 복귀까지 그룹 내 동요 없이 최대한 안정적으로 버티는 것으로 보인다. 비상경영위는 임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예상치 못한 사태로 큰 충격에 빠져 있지만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더욱 의연하게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독려했다.

한편 오는 21일 서울고법 형사8부(강승준 부장판사)에서는 신 회장을 비롯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격호 총괄회장의 배우자 서미경 씨 등 롯데 총수일가 항소심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