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우울증 앓는 고령 남성' 자살에 가장 취약"
"'파킨슨병·우울증 앓는 고령 남성' 자살에 가장 취약"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8.03.1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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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서울대·분당서울대병원, 12년 추적결과

한국에서 자살에 가장 취약한 사람은 파킨슨병과 우울증을 동시에 앓고 있는 고령의 남성이 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도관(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호·이혜원(서울대 보건대학원)·명우재(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02년부터 2013년까지 국민건강보험 표본 코호트에 등록된 100만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2~2006년 사이 건강검진을 받아 질환력 등의 기록이 확인 가능한 사람 30만232명을 대상으로 최장 12년 동안 추적 관찰을 실시한 결과 총 725명의 자살자가 발생했다.

또 자살자에게서 확인된 45가지 임상적 특징 중 파킨슨병은 자살위험을 4.72배나 높이는 요인으로 드러났다.

이는 뇌에서 도파민 분비를 조절하는 흑질-선조체 이상으로 발생한 파킨슨병이 자살 충동성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파킨슨병은 떨림과 경직 등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는 신경계 퇴행성 질환으로, 60세 이상 노인에게는 흔하게 발병하는 질병이다.

특히 성별로 나눴을 때 남성은 여성보다 자살위험이 3.36배나 높았고, 우울장애(우울증)를 앓고 있는 사람은 자살위험이 2.38배 높았다.

아울러 나이가 한 살씩 더 들 때마다 자살 위험도는 1.18배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팀은 여러 가지 연구를 종합해 파킨슨병과 우울증을 동시에 앓는 고령의 남성 환자가 자살에 가장 취약하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김도관 교수는 "자살자 빅데이터를 가지고 종합적인 자살 위험요인을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번 연구는 자살위험이 큰 사람을 식별해 더욱 집중된 자살감시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정신의학연구저널'(Journal of Psychiatric Research) 최근호에 발표됐다.

[신아일보] 문경림 기자 rg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