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폭탄’ 막을 김현종의 카드는?
트럼프 ’관세폭탄’ 막을 김현종의 카드는?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8.03.1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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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철강 우회수출 우려 해소가 관건
해법으로 對美수출자율규제·쿼터 등 거론
WTO 위배 가능성…결국 관세 못 피할듯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12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98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 11일 귀국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12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98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 11일 귀국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가 임박해지면서 관세 대상에서 빠지기 위한 정부의 카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와 통상 전문가들은 중국산 철강 우회수출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해소하는 게 관건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지만 그 목적을 달성할 방법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은 중요한 안보관계가 있는 국가가 철강 공급과잉과 중국산 철강 환적 등 미국의 우려를 해소할 대안을 제시할 경우 관세를 경감 또는 면제해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무역대표부(USTR)와 한국을 관세 대상에서 빼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자 13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산업부는 미국을 설득할 대안을 밝히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시나리오에 따른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방미 때 김 본부장이 구체적인 통계와 자료를 갖고 미국을 설득한 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는 게 산업부의 판단이다. 다만 여전히 미국의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이 부분 보완, 적극 공략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철강업계와 통상학계 일각에서는 대미 수출을 자제하거나 중국산 철강 수입을 줄이는 방법 외에는 미국을 설득하기 힘들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예컨대 일정량 이상은 미국에 수출하지 않기로 하는 일종의 신사협정인 '수출자율규제'나 미국 정부가 일정량 이상의 수출 물량에만 관세를 부과하는 '쿼터(할당)' 등의 방식이 거론된다.

그러나 수출자율규제의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위배될 가능성이 크다. 또 알아서 수출을 줄이겠다는 접근은 정부가 선택하기에 부담스러운 방법이다. 정부가 그간 고수해온 ‘당당한 대응’이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검토 방침과 배치되는 탓이다. 아울러 정부가 중국산 철강 수입을 줄이라고 업계에 요청하는 경우 중국과의 통상 문제로 번질 수도 있다.

손쉬운 방법이 없다 보니 당분간 미국 수출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비관적인 시각도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어떻게든 피해가려고 이것저것 해볼 수 있지만 결국 관세를 피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