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문장, 222자… 포토라인 선 이명박의 1분10초
6문장, 222자… 포토라인 선 이명박의 1분10초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03.1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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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 포토라인에서 6문장, 222자 짜리 입장문을 발표했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면서 약 1분 10초간 낭독한 짧은 글에는 검찰 조사에 대한 유감을 간접적으로 토로하는 의미가 담겼다.

이 전 대통령은 14일 오전 9시15분께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출발한 지 약 8분 만인 오전 9시22분께 검찰청사에 도착했다.

차문을 열고 내린 이 전 대통령은 검은 정장에 흰 셔츠, 하늘색 넥타이 차림으로 측근들과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포토라인으로 향했다.

이어 포토라인 정 가운데서 허리를 꼿꼿이 피고 정면을 주시한 이 전 대통령은 양복 안쪽 주머니에서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꺼내 비장함이 담긴 목소리로 읽어나갔다.

그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면서 "민생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이 매우 엄중한 때에 심려를 끼려 국민들게 대단히 죄송합니다"고 말했다.

또 "전직 대통령으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습니다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했습니다. 다만 바라는 것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됐으면 합니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끝으로 이 전 대통령은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들께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면서 살짝 고개를 숙였다.

이 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지난 1월17일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비난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따라서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조사에서 그동안의 입장과 마찬가지로 20여개 혐의를 전면 부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입장문을 모두 읽은 이 전 대통령은 "100억원대 뇌물 혐의를 부인하는가", "다스는 누구의 것으로 생각하느냐"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는 침묵을 지키며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곧바로 미리 대기돼 있던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은 강훈(64·14기) 변호사 등 변호인단 4명은 청사 안에서 이 전 대통령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