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검찰개혁, 최악의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우려"
황운하 "검찰개혁, 최악의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우려"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8.03.1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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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검찰총장 '수사지휘권' 폐지 부정입장에 쓴소리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 (사진=울산지방경찰청 제공)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 (사진=울산지방경찰청 제공)

문무일 검찰총장이 수사지휘권 폐지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경찰의 수사권 독립에 앞장서온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이 “검찰개혁이 최악의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앞서 문 총장은 지난 13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 출석해 고검이 소재한 전국 5개 지방경찰청에서만 특별수사를 집중하는 방식 등으로 직접수사 총량을 줄이기로 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과정에서 발생하는 기본권 침해와 수사 오류를 시정하기 위해서는 사법적 통제가 필요하다며 경찰에 대한 검찰의 지휘·통제 권한은 현행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에 황 청장은 같은 날 밤 자신의 SNS를 통해 문 총장과 검찰조직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황 청장은 “경찰과의 미세한 권한 조정을 흉내만 내는 것으로 검찰개혁을 퉁 치고, 대한민국을 검찰공화국으로 추락시켰던 기존 권한은 갖겠다는 주장을 들으며 암울한 생각을 떨치기 힘들다”며 “이 같은 수사권 조정 프레임으로는 절대로 검찰개혁을 성공시킬 수 없다”며 문 총장을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의 핵심은 (문재인 대통령) 공약에 제시된대로 검찰로부터 수사권을 떼어내 검찰을 본연의 역할인 기소기관으로 돌려놓는 것”이라며 “그것만이 검찰개혁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유일한 척도”라고 강조했다.

황 청장은 검찰이 직접수사 권한과 영장청구 독점권을 지켜 특권을 보장받고자 한다고 분석하면서 “바로 그 권한 때문에 검찰이 망가졌고, 대한민국 사법정의가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꼬집었다.

황 청장은 검찰개혁에 대해 “외부로부터의 수술만이 남았다”며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정신을 고작 경찰과의 수사권 조정으로 좁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그는 “수술 대상인 검찰과 협의해 수술하려 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면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검찰개혁이 기존 권한을 그대로 유지하는 최악의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걱정스럽고, 차라리 훗날의 과제로 남겨두는 게 더 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