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전운이 감돌던 한반도에 평화의 빛이 비치고 있다. 불과 몇 달 전만해도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치킨게임을 벌이듯이 말 폭탄을 주고받아 꽁꽁 얼어붙었던 한반도 긴장이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 소식으로 눈 녹듯이 사라지고 있다.
한반도 평화를 가져오는 봄소식은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대표단을 초청해 대화의 물꼬를 트면서 시작됐다. 평창동계올림픽은 명실상부하게 평화올림픽이 된 셈이다.
북한 공연예술단과 남북단일팀 구성, 북한 대표단 방문 등을 놓고 평양올림픽이라는 비방도 있었지만, 그야말로 올림픽 정신이 평창에서 제대로 구현된 셈이다. 올림픽 행사의 본질은 평화를 추구하는 스포츠제전이다.
올림픽이 평화지향이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 실현에 방해를 받고 정치적으로 오염될 때, 그 순수한 본질에서 어긋나기 마련이다.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항의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진영에서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을 보이콧한 것이나 모스크바올림픽 불참과 미국의 그라나다 침공을 빌미로 소련과 공산권 국가들이 1984년 LA올림픽 참여를 거부한 것이 정치에 오염된 사례다.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평창동계올림픽은 행사 자체도 성공적이었지만, 평화를 실현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모스크바와 LA 올림픽과 다르게 올림픽 정신의 꽃을 활짝 피웠다. 평창동계올림을 계기로 성사된 대화가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일부에서는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진행된 남북 대화나 교류의 중단은 주변 강대국들의 대북정책 영향과 남한의 정권교체에 따라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상호 신뢰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데도 원인이 있다. 5월에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트럼프 대통령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한반도 평화정착에 희망을 가져도 좋을 듯하다.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신뢰관계가 구축되면 평화정착을 위한 다양한 교류가 다시 이루어질 것이다.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UN의 대북 경제제재 해제가 선결과제지만, 기존에 진행됐던 이산가족 만남과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관광 재개 등과 같은 교류 사업을 시작으로 다양한 유형의 남북교류가 예상된다.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정착은 신뢰관계를 구축해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지속적으로 남북교류가 이어질 때 가능하다. 특히 관광을 통한 교류는 고착화된 분단극복을 위한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연어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오듯이 관광은 문화적 뿌리를 찾아 회귀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어 남북한 관광교류는 민족적 동질성 회복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족적 동질성 회복을 위한 관광교류의 실질적 효과는 상호 교류가 가능할 때 가능하다.
남북의 관광교류는 금강산관광처럼 일방적으로 남한주민들만이 방문하는 형태보다 북한주민들도 남한에 관광을 다녀갈 수 있어야한다. 북한이 남한주민 방문에 의한 관광소득에 의존하는 것보다 국제관광객을 받아들여 경제적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도록 관광교류 사업을 남북한 공동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다.
한반도 평화정착으로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에 평화공원을 만들어 남북 공동으로 관광객을 유치하고, 북한에 산재해 있는 문화유산을 자유롭게 관광하는 날이 올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하는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어 그 결과가 돌발적인 사태나 정권이 교체되어도 남북교류가 중단 없이 진행될 수 있는 여건과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가는 것이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과제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