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오오 모인 대학생들이 손에서 휴대전화를 놓지 못한다. 노트북을 통해 수시로 새로고침을 누르기도 한다. 초고속인터넷이 깔린 PC방은 아침 일찍부터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이맘 때 쯤이면 대학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선착순으로 진행되는 수강신청 방식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선 말 그대로 ‘전쟁’이 일어난다.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강좌’로 통하는 강의들은 빈자리가 나는 즉시 재빨리 클릭해야 신청에 성공할 수 있다. 불과 몇 초 차이로 희비가 엇갈리기 때문에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졸업을 위해 반드시 들어야하는 전공과목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런 과목의 경우에는 졸업을 위해 신청에 실패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수강권 매매’ 현상까지 발생한다.
학생들은 원하는 과목을 수강하기 위해 비싼 등록금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이 강요하는 수강신청 클릭 경쟁에서 밀리면 사비로 ‘수업료’를 지불해야 하는 상태까지 이르게 됐다.
전문가들은 매 학기 반복되는 수강신청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선 부족한 강의 수와 인기과목 편중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일부 학교들은 수강신청과 관련한 학생들의 요구를 ‘일일이 편의를 봐주면 형평성에 어긋난다’, ‘원칙을 바꿀 수 없다’ 등의 이유를 들어 거절하고 있다.
수강신청 환경 개선에도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 교체가 어렵다는 핑계를 내놓으며 미적지근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다반수다.
하지만 한 학기에 한번 꼴로 열리는 대학 축제에 연예인을 섭외하는 데는 수천여만원의 비용을 지불하는 모순적인 모습도 보인다.
수강신청을 둘러싼 학생과 학교 간의 지겨운 줄다리기는 매년 반복 중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지금이라도 대학이 학생 편의를 위한 투자 확충에 적극 나서야한다. 부디 조속한 시일 내에 학생들 모두가 원하는 과목을 들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
[신아일보] 박정원 기자 jungwon9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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