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2주 앞둔 하나·KB… 노사갈등 루비콘 강 건너나
주총 2주 앞둔 하나·KB… 노사갈등 루비콘 강 건너나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8.03.11 13: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나금융 노조, ISS에 김정태 리스크 의견서 제출
KB이사회, 주주제안 ‘반대’ 공시… 노조 ‘권한남용’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앞둔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노사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KB금융 이사회는 노조가 제안한 정관변경안과 사외이사 추천안 등 3개 안건에 대해 회사와 전체 주주 이익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례적으로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김정태 회장 3연임을 밀고 있지만 노조는 이에 반기를 들고 외국인 주주의 표심을 얻기 위해 막판 총공세에 나섰다.

이 같이 노사가 주요 안건을 두고 극명한 이견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이번 주총에서 양측이 루비콘 강을 건널지 아니면 극적인 협상을 이뤄낼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1월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김정태 회장을 단독 추천했다. 만일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김 회장은 지난 2012년과 2015년에 이어 3번 연속 연임에 성공하게 된다.

하지만 하나금융 노조는 김 회장의 국정농단 부역행위를 이유로 연임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김 회장이 최순실 금고지기로 불리는 이상화 전 본부장 특혜승진과 창조경제 1호 기업인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 의혹에 연루됐다는 것.

하나금융 노조는 지난 7일 국제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에 김 회장 연임에 대한 비판적인 전망을 제시해달라는 의견서를 전달했다.

노조가 ISS에 제출한 주주제안서에는 △이상화 전 본부장 인사비리 관련 법원 판결에 따른 김정태 회장 리스크 △금융당국 제재로 인한 회장직 공석 가능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외국인 지분율이 74%에 달하는 만큼 외국인 주주들이 비중 있게 참고하는 ISS의 의견에 따라 표심이 갈릴 수 있다는 점이 주총의 주요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KB금융 노조는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추천하며 금융권 최초로 노동이사제 도입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KB금융 이사회는 지난 5일 노조 추천이사가 검증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또 노조와 우리사주조합이 제안한 정관변경과 사외이사 추천안 등 3개 안건에 대해서도 회사와 주주의 이익에 반한다며 공시를 통해 반대 의견을 내놨다.

이에 노조는 강력 반발하며 “경영진을 감시하고 주주들의 이익을 지켜낼 임무를 주주들로부터 부여받은 이사회가 오히려 주주권 행사를 비난하며 적극적으로 방해하려 나선 것”이라며 “주주제안에 대한 반대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