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트럼프와 만나면 성과 낼 것"… 트럼프 "좋다 만나겠다"
김정은 "트럼프와 만나면 성과 낼 것"… 트럼프 "좋다 만나겠다"
  • 이서준 기자
  • 승인 2018.03.09 16: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트럼프 대통령에 구두로 김정은 의견 전달
트럼프 "한국 역할 높이 평가"… 참모진에 "거봐라 얘기하는게 잘하는 것"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8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사진=청와대)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8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사진=청와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우리나라 대북특사단과 만나 나눈 대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얘기를 나누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9일 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정 실장에게 김정은 위원장이 조기 만남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해 듣고 "좋다, 만나겠다"고 반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각각 이같이 소개하며 "수석특사인 정의용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한  "정 실장이 문서 형태의 김 위원장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는 일부 언론들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면서 "구두로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보니 솔직히 얘기하고 진정성이 느껴졌다. 물론 과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게 조심해야 하지만 김 위원장에 대한 우리 판단을 미국이 받아주고 이번 기회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가능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 실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여기까지 오게 된 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큰 힘이 됐다. 그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어제(8일) 한국에서 국가조찬기도회가 있었다. 문 대통령이 5000여 명 신도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 말씀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저를 여기 보낸 것은 지금까지 상황을 보고 드리고 앞으로도 한미간 완벽한 공조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 실장의 브리핑을 듣고 굉장히 수긍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좋다, 만나겠다. 한국의 역할을 높이 평가한다"며 김 위원장의 만남 제안을 그 자리에서 수락했다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배석자들을 둘러보며  "거 봐라. 얘기를 하는 게 잘하는 것이다"라고 언급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그러면서 "부탁이 있다. 여기까지 온 김에 한국의 대표들이 직접 오늘 논의 내용을 한국 대표의 이름으로 백악관에서 직접 발표해달라"고 제안했다.

한편 정 실장은 백악관에서 만난 참모진에게 철강관세에 대한 예외를 인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의용 실장이 미국 고위급 각료회의에서 매티스 국방부 장관에게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 25% 관세에 대해서 예외를 인정해달라고 했다"면서 "정 실장이 '오늘 상황을 봐라. 한미동맹이 얼마나 중요하냐. 철통같은 한미동맹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매티스 장관이 '적극적으로 챙겨보겠다'고 긍정적 답변을 했다고 정 실장이 전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정 실장의 면담은 미국시간 8일 오후 4시 15분부터 45분간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 맥매스터 보좌관,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 지나 하스펠 CIA 부국장 등 12∼13명이 배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정 실장 외에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조윤제 주미대사가 배석했다.

이에 앞서 정 실장은 맥매스터 보좌관을, 서훈 원장은 지나 하스펠 CIA 부국장을 백악관 내 회의실에서 각각 일대일로 30분가량 면담을 한 뒤 다시 4명이 함께 만나 1시간 동안 얘기를 나눴다.

1시간 예정됐던 이 브리핑 도중에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빨리 만나자"는 전갈이 와서 즉각 오벌오피스로 가서 만남이 이뤄진것으로 알려졌다.

[신아일보] 이서준 기자 ls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