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에 정봉주까지… 잇단 미투 폭로에 與 '당혹'
안희정에 정봉주까지… 잇단 미투 폭로에 與 '당혹'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8.03.08 12: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주당, 지도부 사과 이어가… 安 제명 등 빠른 조치
정보지 형태로 정치권 인사 폭로 이어져… 여야 긴장
충청남도 공보비서 6급 여직원이 안희정 도지사의 성폭행을 폭로한 다음 날인 6일 오전, 안희정 지사가 충남도의회에 제출한 사임 통지서.(사진=연합뉴스)
충청남도 공보비서 6급 여직원이 안희정 도지사의 성폭행을 폭로한 다음 날인 6일 오전, 안희정 지사가 충남도의회에 제출한 사임 통지서.(사진=연합뉴스)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 이어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하던 정봉주 전 의원까지 '미투 폭로' 당사자로 지목되며 더불어민주당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미투 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용기 있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며 "민주당은 여성들의 용기에 온전히 공감하고 전적으로 지지하고 피해자의 편에서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 원내대표는 안 전 지사와 정 전 의원의 성폭력 의혹에 대해 "결코 정무적 판단을 하지 않겠다"며 "선언적 차원을 넘어 당 특위로 격상된 '젠더폭력대책특위' 산하에 신고센터를 둬 직권조사에서 고발까지 당이 책임있는 자세로 엄중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5일 안 전 지사 성폭행 사건이 알려진 직후부터 이날까지 민주당 지도부는 사흘째 거듭 고개를 숙이며 공식 사과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민주당은 지난 7일 안 전 지사 제명 절차를 마무리한 데 이어 전국윤리심판원·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연석회의를 통해 공직후보자의 성범죄 의혹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기로 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발빠른 대응에 나선 데는 일련의 사건들이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분석된다.

당 유력 인사들의 미투 폭로가 이어지자 당 내부에서는 위기감도 돌고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 유력 지방선거 예비후보자의 '불륜설' 등이 모바일메신저 등을 통해 정보지(일명 지라시) 형태로 유포되고 있어 당 지도부는 이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대형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내부에서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지금은 국민께 사과하고 자세를 낮추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성폭력 문제가 단순히 민주당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만큼 정치권 전반이 자성하는 분위기를 가져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정보지 등을 통해 성추행 의혹 의원 명단에 야당 의원의 이름도 거명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야 할것 없이 미투폭로가 정치권으로 확산되면서 후폭풍이 어디까지 불어닥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