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공방 격화…고성으로 국감 중단
‘촛불집회’공방 격화…고성으로 국감 중단
  • 양귀호기자
  • 승인 2008.10.13 18: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 “철저하게 수사 해야” vs 야 “유모차부대 등 수사 과잉”
서울경찰청 국정감사가 진행된 13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가 쟁점사항으로 떠오르면서 경찰의 촛불집회와 관련한 수사에 대한 여·야간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특히 이날 국감에서는 촛불집회에 참가했던 유모차부대와 관련해 경찰 수사를 받은 정혜원씨가 참고인으로, 불법 촛불집회와 관련해 진압에 나섰던 전·의경과 수사에 나섰던 경찰 관계자 등이 증인으로 각각 출석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여·야간 설전이 심화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촛불집회가 좌파세력들에 의한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시위였다며 경찰이 철저하게 수사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나라당 이은재 의원은 “친북좌익 단체들이 촛불집회를 장악하면서 촛불집회에 배후세력이 존재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은 “촛불집회가 먹을거리를 걱정하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한 것이라면 멜라민 파동 때도 마찬가지였어야 하지만 멜라민 파동과 관련해서는 촛불집회가 열리지 않았다”며 “이는 촛불집회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배후가 있었다는 것으로 경찰이 확실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범래 의원은 “폭력시위가 벌어진다는 사실을 알고도 아기들을 데리고 집회 현장에 나간 것 아니냐”며 참고인 정씨에게 따져 물었다.

이 같은 질문에 대해 정씨는 “유모차부대는 폭력시위 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안전한 곳에 있었고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갔다”며 “유모차부대는 우리 아이들의 먹을거리가 걱정돼 자발적으로 촛불집회에 참가한 엄마들이고 일부 폭력시위대는 누구인지도 알 수 없다”고 해명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촛불집회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한 것으로서 경찰은 유모차부대나 중고등학생 등에 대한 과잉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최규식 의원은 “경찰이 정씨에 대한 출두 요청 시 혐의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은 것은 직무남용으로서 위법한 것이고 집회및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유모차부대를 수사했다고 하는데 막상 조사는 사이버범죄수사대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유모차부대 엄마들은 순수한 생각을 갖고 잘못된 정부 정책에 대해 반대할 수 있다고 생각해 나간 사람들”이라며 “우리를 빨갱이라고 치부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촛불집회 당시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소속이었던 참여연대 안진걸 활동가는 “촛불집회에서 비폭력을 호소했음에도 일부 폭력시위가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전경들이 다친 것은 마음이 아프지만 2500여 명 시민들도 폭행당하고 다친 것도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촛불집회를 둘러싼 여·야간 공방이 가열되자 여·야 의원들과 증인으로 참석한 안진걸 활동가, 참고인 정씨 사이에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결국 국감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