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해외계열사 채무보증 59조 ‘동반부실’ 우려
30대 그룹 해외계열사 채무보증 59조 ‘동반부실’ 우려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3.0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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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격한 제한 없어 국내 대비 55조원 많아…국내 계열사 16배 달해
효성 국내계열사 합치면 자본 대비 절반 이상…CJ·OCI·두산·한진 順

국내 계열사와 달리 채무보증 제한이 없는 해외 계열사에 대해 보다 엄격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해외 계열사에 대한 지배구조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까지 동반 부실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7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매출액 기준 30대 그룹의 해외 계열사 채무보증액은 59조원이다. 국내 계열사 채무보증액 3조7000억원의 16배 규모다.

공정위는 대기업 그룹 계열사 간 채무보증으로 그룹과 금융기관 전체가 동반 부실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국내 계열사에 대해 채무보증을 제한하고 있지만 외국법의 적용을 받는 해외 계열사는 예외다. 다만 해외 계열사 지배구조의 불투명성이 문제가 되면서 해외 계열사의 현황 공시는 의무화했다.

해외 계열사 채무보증 현황을 보면 1년 전만 해도 재정 건전성이 의심되던 기업들이 상위권에 포함돼 있다. 효성은 자본대비 해외계열사 채무보증 비중이 46.8%로 가장 높다. 이어 CJ는 28.0%, OCI는 21.0%, 두산은 18.5%, 한진은 15.1% 순이다. 효성은 국내 계열사 채무보증까지 더하면 자본대비 50%를 초과한다.

CJ를 제외한 4개 그룹은 재정건전성에 있어 최근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지난해 6월 한국금융연구원 김동환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기업집단의 출자·부채구조와 사업재편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보면 2016년 4월 기준 연결부채비율이 효성은 244.2%, OCI는 649.1%, 두산 226.8%, 한진은 412.0%다.

한진은 차입금의존도가 30%를 초과해 재무위험이 일정 수준 내재돼 있다고 분석 됐으며 두산과 한진, OCI는 연결부채 비율이 200% 초과하는 동시에 차입금의존도가 30%를 초과하고 있다. 차입금의존도 30%는 국내 신용평가 3사가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는 계기로 활용되는 평가 기준 중 하나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집단 중 연결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하거나 차입금의존도 30%를 넘어서는 비중이 각각 40%에 달한다.

한진에 이어 롯데와 LG도 해외 계열사 채무보증 비율이 각각 11.3%와 11.1%로, 10%가 넘는다. 이어 LS 9.5%, 포스코 6.8%, 한화 6.4%, 삼성 5.0% 순으로 채무보증 비율이 높다.

금액상으로는 삼성그룹의 해외계열사 채무보증액이 14조4962억원으로 가장 많다. LG와 롯데도 7조2087억원과 6조7499억원이나 된다. 또 현대차 6조4692억원, CJ 4조3067억원, 포스코 3조8322억원, SK 3조4452억원, 두산 2조7406억원, 효성 2조4301억원, 한화 2조2477억원, OCI 1조1082억원, 현대중공업 1조134억원, LS 1조47억원 등도 보증액이 1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