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병으로 숨졌다"… 아버지 시신 훼손해 유기한 40대 아들
"지병으로 숨졌다"… 아버지 시신 훼손해 유기한 40대 아들
  • 김종윤 기자
  • 승인 2018.03.05 14: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체 손괴 등 혐의로 구속… 살해는 부인
경찰, 시신 수색해 정확한 사망원인 조사

아버지 시신을 훼손한 뒤 바다에 유기한 40대 아들이 구속됐다.

경남 진주경찰서는 사체 손괴 및 유기·존속살인 혐의로 A씨(41)를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9일 오후 4시께 진주 상대동 원룸에서 함께 살던 아버지 B씨(81)의 시신을 훼손해 사천시 창선·삼천포대교 아래와 부산시 태종대 바다 등에 버린 혐의를 받는다.

미혼인 A씨는 지병으로 몸이 불편한 아버지 B씨를 9년 동안 혼자 돌봐왔다. A씨의 어머니는 결혼한 지 몇 년 만에 이혼하고 떠났다.

A씨 범행은 지난달 28일 사망신고를 하려면 사망진단서 등 관련 서류가 필요한데도 A씨가 아무런 서류도 없이 사망신고를 하려고 하자 수상하다고 생각한 동사무소 직원의 신고로 발각됐다.

당시 A씨는 동사무소 직원이 "아버지 시신을 어떻게 했느냐"고 묻자 "아버지를 화장해서 바다에 뿌렸다"는 등 횡설수설하며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해 관할 경찰 지구대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A씨가 시신을 훼손할 때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도구를 인근 고물상에서 찾아낸 뒤 A씨에게 범행을 추궁, 아버지 시신을 훼손했다는 자백을 받았다.

A씨는 경찰에서 "아버지가 사망 해 사체를 훼손했다"며 "시신을 사천으로 이동할 때는 택시, 부산으로 갈 때는 시외버스를 각각 타고 갔다"고 진술했다.

다만 A씨는 "아버지가 지병으로 숨졌으며, 살해하지 않았다"라며 살인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아버지 B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사천과 부산에서 시신 수색에 나설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직접 증거는 없지만 살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진주/김종윤 기자 kyh7019@chollia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