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기술먹튀 ‘제2의 쌍용차’ 재현 우려 솔솔
금호타이어, 기술먹튀 ‘제2의 쌍용차’ 재현 우려 솔솔
  • 이정욱 기자
  • 승인 2018.03.0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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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방산업체라 신중론 무게
투자 없이 구조조정 가능성도 높아
채권단 “국내 포기 이유 없다” 판단

기술먹튀와 방산사업에 대한 우려로 한 차례 실패했던 금호타이어의 중국 더블스타 매각이 재추진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중국 더블스타로부터 제3자 유상증자 방식을 통해 약 6463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기로 했다.

금호타이어는 국내 2위, 세계 14위며 더블스타는 트럭 및 버스용 타이어(TBR)을 주로 생산하는 세계 34위 업체다.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로 넘어가면 기술력 흡수·공유를 통해 중국 업체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커지는 계기가 된다.

또 금호타이어가 우리군 전투기와 훈련용 타이어를 생산하는 타이어업체 유일의 방위산업 기업인 점은 해외매각에 있어 신중을 기하게 한다.

방산기업은 전쟁 등 유사시에도 물자를 적기에 공급할 능력을 갖춰야 하고 품질을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이익은 크지 않고 비용이 많이 들어 방산사업을 떼어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반면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전체 매출에서 방산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0.2% 내외에 불과해 기술 유출 우려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 후 기술력을 가져가고 자금을 회수한 후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국내 공장을 빈껍데기로 만드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쌍용자동차의 기술 먹튀가 대표적이다. 쌍용자동차는 중국 국영 자동차 업체 상하이자동차에 지난 2004년 인수돼 4년간 법정관리 기간 중에 구조조정으로 큰 혼란을 겪었다.

업계에서는 더블스타가 노조가 강한 국내 공장은 추가 투자 없이 구조조정을 벌일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이런 우려들로 인해 금호타이어 노조와 지역사회의 반발이 극심한 만큼 더블스타의 명확한 입장 표명과 '먹튀' 방지를 위한 채권단 차원의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채권단은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내 완성차 공장이 있는 한 더블스타가 국내 타이어 공장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