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흑자구조 확보 실패… 희망은 임단협
한국GM, 흑자구조 확보 실패… 희망은 임단협
  • 이정욱 기자
  • 승인 2018.03.0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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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해고땐 정부와 마찰 불가피
임단협 통한 비용 절감만이 해법

한국GM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근로자의 15%가 희망퇴직을 신청했지만 흑자 구조를 확보하는 데는 결국 실패했다. 이에 따라 노조와의 임단협을 통한 비용 절감만이 유일한 해법으로 남게 됐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이 지난달 13일부터 지난 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약 240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폐쇄가 결정된 5개 공장의 임직원과 근로자, 비노조원 상무급 이하 팀장급 이상 직원 등 모든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권고하고 우선 15% 인원이 스스로 퇴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총 근로자 수는  근로자 1만6000명이다.

군산공장 신청자가 1000명이 넘었고 나머지 부평·창원공장에서도 정년을 앞둔 장기 근로자 중심으로 1000여명이 희망퇴직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4년간 한국GM의 적자 규모가 3조원, 연간 평균 순손실액이 7500억원에 달해 희망퇴직만으로 손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한국GM이 흑자 구조를 갖추려면 앞으로 희망퇴직이건 인위적 정리해고건 추가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거나 임단협을 통해 성과급 지급 중단 등 인건비 절감 방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눈치가 보여 대규모 정리해고에 나서기에도 애매한 상황이다. 일자리 늘리기 정책에 방점을 찍고 있는 한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군산공장 폐쇄와 희망퇴직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GM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임단협을 통한 인건비 절감만이 현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으로 남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도 순탄치 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측은 지난달 22일 임금동결과 성과급 지급 불가 등을 포함한 임단협 교섭안을 마련해 팀장급 이상 직원들에게 보내고 비공식적으로 노조위원장 등 노조 측에도 보냈지만 노조가 경영부실 의혹을 제기하면서 교섭이 결렬된 바 있다.

사측 교섭안에는 경쟁력 개선 방안의 하나로 올해 임금 인상을 동결하고 내년 1월1일부터 정기승급 시행을 유보하는 내용이 담겼다. 올해 성과급 지급은 불가능하고 성과급 지급 기준도 까다롭게 바꿈과 동시에 승진을 유보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단체협약 개정 사항으로 명절 복지 포인트 지급 삭제와 통근버스 운행 노선 및 이용료 조정, 최대 2자녀까지 학자금 지급 제한, 중식 유상 제공 등 복리후생을 대거 축소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여기에 사측은 고액 연봉 임원 수를 줄이고 다양한 경상비 절감이 더해져야 연 3500~4000억원의 경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