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은 많은데"…봄 분양성수기 '기대보다 걱정'
"물량은 많은데"…봄 분양성수기 '기대보다 걱정'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8.03.0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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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전국 신규공급 아파트 전월 대비 6배 쏟아져
정부규제·금리인상에 재고까지 쌓여 앞뒤로 답답
경기도 하남시의 한 신축아파트 공사현장.(사진=신아일보DB)
경기도 하남시의 한 신축아파트 공사현장.(사진=신아일보DB)

건설사들이 이달 전국에서 전월 보다 6배 많은 신규아파트를 분양시장에 쏟아낸다. 겨울 동안 묵혀놨던 물량을 봄 성수기에 해소한다는 전략이지만 정부 규제와 금리 인상, 미분양주택 증가 등 겹겹이 쌓인 악재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전국의 신규분양 아파트 예정물량은 총 5만3459가구에 이른다.

이는 지난달 분양물량 8735가구 대비 6배, 지난 1월 물량 1만7620가구 보다 3배 많은 수준이다.

수도권에서는 지난달 4296가구의 7배에 달하는 3만721가구가 쏟아질 예정이며, 지방에서는 지난달 4439가구 대비 5배 수준인 2만2738가구가 예정됐다.

시·도별로는 경기에 가장 많은 1만6894가구가 집중돼 있고, 서울 1만413가구와 부산 5899가구, 경남 3722가구 순으로 물량이 많다.

부동산114는 지난달 설 연휴 등으로 분양일정을 이달로 조정한 대단지 사업장이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처럼 겨울철 비수기와 명절 연휴, 평창 동계올림픽 등을 피해 있던 건설사들이 3월을 맞아 분양물량을 대거 쏟아낼 예정이지만 봄 성수기의 특수를 얼마나 누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 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주택시장에서 투기수요를 걷어내기 위한 규제들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는데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주택구입자들의 자금마련도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권에 따르면 아파트 분양 계약자 등이 일괄적으로 받는 개인집단대출의 지난달말 5개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은행) 총 잔액은 116조9273억원으로 전월 대비 2140억원 줄었다. 지난 1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다.

또,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주택시장의 재고물량을 의미하는 전국 미분양주택 수는 최근 5개월 연속 증가해 지난 1월말 기준 총 5만9104호로 집계됐다.

재고가 쌓여가는 상태에서 봄 이사철 급격히 증가한 분양물량을 추가로 소화해 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2018년1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주택 수.(자료=국토부)
2018년1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주택 수.(자료=국토부)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미분양 물량 증가에 따라) 향후 주택사업자가 기 투입한 원가를 회수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신규 분양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주택사업자는 신중한 분양시점 결정 및 미분양리스크 확대에 대한 자구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지역경기 침체와 미분양 증가의 악재에 휩싸인 지방시장에 대한 우려는 더욱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미분양주택 수의 경우 최근 수도권에서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는 반면, 지방은 경남과 전남, 부산 등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A건설사 관계자는 "주택시장 상황이 계속 좋지 않아 분양시기를 잡는 것이 쉽지 않다"며 "서울 등 그나마 수요가 남아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해 질 수 밖에 없고, 지방시장은 정말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