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시간도 없고 겉핥기식”
“자료·시간도 없고 겉핥기식”
  • 양귀호기자
  • 승인 2008.10.1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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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의원들 ‘국감유감’…불만 제기
18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중반전으로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여야 대치로 인한 파행, 고성, 상식 이하의 발언 등 국감 추태가 거듭되면서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국감을 처음 겪는 여야 초선 의원들은 국감 자료를 열심히 준비해도 질문 시간이 짧아 수박겉핥기식 질의응답만 하고 있으며, 오히려 소품을 사용한 눈길 끌기가 언론의 관심을 잡고 있는 형편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은 12일 당 홈페이지 ‘발언대’에 올린 글에서 “국정감사는 행정부에게 면죄부를 주는 통과의례 같다”며 “국정실패, 예산 낭비, 부정부패, 권력남용, 무능태만을 수박겉핥기식 질의응답을 통해 없었던 일로 면책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국회의원은 자료도 없고 시간도 없고, 행정부는 성의도 없고 가책도 없다”며 “완력 쓰는 것과 목소리 높이기, 들고 나온 소품이 더 관심의 대상이 되는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본질의응답 시간은 7분, 보충질의는 8분에 불과해 개그맨 노홍철이나 이성미의 따발총 말솜씨가 없으면 낭패”라며 “범위는 넓고 질문은 많지만 협조가 잘 안 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같은 당 초선인 김용태 의원도 “정책이 잘못 흘러가고 있으면 큰 가닥을 잡아주어야 하는데 서로 의견이 극단에서 마주쳐서 서로간 입장만 확인하다 끝나고 있다”며 “쇠고기 특위 때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의원들이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10여분이다 보니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 조언하거나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게 아니라 작은 사실 하나를 끄집어내는 ‘폭로전’으로 가고 있다”며 “각 부처의 정책을 논하기에는 전문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초선 안규백 의원은 “1차적으로 피감 기관들이 자료 제출을 잘 안하고 있고 정책 보다는 상대의 약점, 특히 지난 정부의 흠결 들춰내기로 가다보니 행정부 통제가 잘 안되고 있다”며 “행정부의 독재를 막는 국감의 기본적 취지가 훼손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생산적인 국회를 위해서는 언제든지 ‘야’가 ‘여’가 되고 ‘여’가 ‘야’가 될 수 있다는 기본적인 인식 하에 상대를 헐뜯기 보다는 생산적 토론과 정책의 장으로 가야 한다”며 “지금처럼 국감을 하고 있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선숙 의원도 “요청한 자료를 부처가 성실하게 제공하지 않고, 질의 과정에서 일부 부처들이 언쟁을 벌이는 경우도 좀 있었다”며 “특히 종부세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며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전반적으로 좌파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는 모양새”라며 “ 특히 강만수 장관이 굉장히 공격적인 발언을 하고 있는데, 첫 국감을 맞아 정부가 장관들의 군기잡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