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아이 울음소리. 줄어드는 엄마. 우리나라의 슬픈 자화상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출산율이 또 다시 충격적인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는 소식이 들렸다. 작년 우리나라 출생아수는 35만명대를 기록했다. 1970년대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우리나라의 출생아 감소는 유례없는 무서운 속도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에서 한세대 만에 출생아수가 반토막으로 줄어 인구절벽에 진입한 나라는 한국뿐이다.
전망마저 암울하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가까운 미래에 출산율의 반등이나 출생아 수의 증가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매우 암울한 시나리오다.
심각한 상황이지만 예상 못한 천재지변처럼 호들갑 떨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는 저출산 문제를 10여년 동안 꾸준히 시급히 해결해야할 사회 현안으로 올려왔다.
정부는 지난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저출산 대책에 122조4000억원을 투입하며 고군분투했다. 해마다 예산 확충, 정부 부서 확대 같은 대안들도 쏟아냈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상황은 점점 악화됐고 정부가 내놓은 정책들은 ‘헛다리를 짚었다’는 지적만 계속된다.
오랜 경험 속에서 우리는 이미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나가야할 방향을 발견했다. 그렇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모범답안을 발견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제 인식과 발상을 바꿔야한다. 변화와 혁신은 정답이 아닌 곳에 있는 경우가 많다. 정부는 지금까지 정답이라 믿었던 답을 깨는 ‘진짜 정답’을 모색해야 한다.
정부가 지금까지 내놓은 대안들은 실효성이라고는 없는 피로도 높은 정책들뿐이다. 고리타분한 얘기지만 왜 아이를 안 낳는지부터 다시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
취업절벽과 불안정한 고용형태로 제 한 몸 간수하기 힘들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지금, 아이를 낳은 부부들을 기다리는 것은 ‘밑 빠진 독’ 같은 현실이다.
정부는 ‘아이’보다 ‘부모’ 입장을 고려한 강력한 정책을 내놔야한다. 현실을 외면한 채 ‘희망’만 얘기하는 탁상공론은 문제 해결을 늦출 뿐이다.
인구학자들 사이에서 한 해 출생아수 30만명대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꼽힌다. 정부가 하루 빨리 ‘현실’을 직시한 정답으로 최후의 선을 넘지 않길 바란다.
[신아일보] 박선하 기자 sunha@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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