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만세행진 동참 文대통령… '건국절 논란' 쐐기 박기
(종합) 만세행진 동참 文대통령… '건국절 논란' 쐐기 박기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8.03.0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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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형무소서 기념식… "3·1 운동 가장 큰 성과는 임시정부 수립"
"위안부 문제, 가해자 일본이 '끝났다' 해선 안 돼… 말로 안 덮어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일 오전 제99주년 3ㆍ1절을 맞아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독립문까지 대형 태극기를 들고 행진한 뒤 참석자들과 함께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일 오전 제99주년 3ㆍ1절을 맞아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독립문까지 대형 태극기를 들고 행진한 뒤 참석자들과 함께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99주년 3·1절인 1일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앞에서 만세 운동 재연 행진에 참여하는 등 지금까지와는 확 달라진 모습으로 3·1절 기념식이 거행됐다.

이날 문 대통령은 검은색 한복 두루마기 차림으로,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흰색 두루마기 차림을 한 채 오른손에 태극기를 들고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정문에서 독립문까지 약 400m 구간을 시민들과 걸었다.

이날 행진에는 유관순 열사·백범 김구·도산 안창호 등 독립운동가의 초상과 '자주독립' '자유평화' 대한민국' '나라사랑' 평화정의' '독립만세' 등의 문구가 적힌 만장이 뒤따랐다.

만세 행진에 앞서 열린 제99주년 3·1절 기념식은 지금까지와 달리 실내가 아닌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이라는 실외에서 진행됐다.

서대문형무소 자체가 가진 항일의 의미에 더해 3·1절을 정형화된 정부 행사가 아닌 시민이 참여해 3·1 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공유·공감할 수 있는 생동감 있는 행사로 치르기 위해 이곳을 행사장으로 선택했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3·1 운동의 가장 큰 성과는 독립선언서에 따른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수립이었다"며 "대한민국을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으로 만든 것이 바로 3·1 운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3·1 운동으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헌법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제이며 나라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고 명백하게 새겨 넣었다"며 "그것이 지금 대한민국 헌법 제1조가 됐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우리에게 헌법 제1조뿐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와 태극기와 애국가라는 국가 상징을 물려줬다"며 "대한민국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했다고 우리 헌법이 천명하고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1일 오전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제99주년 3ㆍ1절 기념식에 참석하기에 앞서 옥사에 마련된 특별전시를 관람한 뒤 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1일 오전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제99주년 3ㆍ1절 기념식에 참석하기에 앞서 옥사에 마련된 특별전시를 관람한 뒤 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과 이승만 정부에 의해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선포된 1948년 중 어느 해를 대한민국이 수립된 해로 볼 것인지를 두고 논쟁이 빚어지고 있는 '건국절 논란'에 쐐기를 박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문 대통령은 지난 촛불집회를 언급하면서 "1700만개의 촛불이 3·1 운동으로 시작된 국민주권의 역사를 되살려냈다"며 "새로운 국민주권의 역사가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을 향해 다시 쓰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와 우리 정부는 촛불이 다시 밝힌 국민주권의 나라를 확고하게 지킬 것"이라며 "3·1 운동의 정신과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대한민국 역사의 주류로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문 대통령은 "국내외 곳곳에 아직 찾지 못한 독립운동의 유적과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을 계속 발굴하겠다"며 "중국 충칭의 광복군총사령부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에 맞춰 복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거론하며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끝났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며 "전쟁 시기에 있었던 반인륜적 인권범죄 행위는 끝났다는 말로 덮어지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