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잇단 대화의지 표명에 美 "일단 비핵화"… '수싸움' 돌입
北 잇단 대화의지 표명에 美 "일단 비핵화"… '수싸움' 돌입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8.02.2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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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적절한 조건 아래서만 대화 원해"… '압박작전‘ 효과 강조
文대통령, 신중한 '중재외교'… 금주 내 미국에 정부인사 파견할 듯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내빈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은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 오른쪽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내빈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은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 오른쪽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대화용의'에 미국이 '적절한 조건'으로 받아치며 수싸움에 돌입한 가운데, 우리 정부의 중재외교가 주목된다.

정부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를 북미대화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주지사들과의 연례 회동에서 "그들은 대화를 원하고 있으나 우리는 오직 적절한 조건 아래에서만 대화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평창동계올림픽 계기에 방남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북미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 "미국과의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고 밝힌 데 대한 대답인 셈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적절한 조건'은 북한의 '비핵화 대화'에 나서겠다는 의지표명이나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선언 등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와 관련해 직접 언급한 것은 북한이 미국과 대화 용의를 밝힌 이후 처음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전임 정권을 일일이 거명하며 지난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과거 정권과 차별화된 '최대의 압박작전'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주장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는 양보할 수 없는 협상 조건이라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북한은 사실상 '비핵화 불가' 기조 속에 대응해왔다.

북미 간 여전히 대화 전제조건을 두고 탐색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보다 적극적으로 중재 역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류옌둥 중국 부총리외의 접견에서 "미국은 대화의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고 북한도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탐색전을 벌이는 북미가 대화테이블에 마주앉기 위해서는 입장차를 좁힐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강조한 셈이다.

이에 앞서 지난 25일 강원 평창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만나 북한이 미국과 무릎을 맞대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던 사실도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단순히 북미대화의 필요성만 언급한 게 아니라 북미대화의 핵심 주제인 비핵화와 그 방법론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했다는 구체적인 비핵화 방법론은 줄곧 강조해왔던 '2단계 북핵 폐기론'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모처럼 찾아온 남북 간 해빙 무드가 북미 간 탐색 대화로 연결되지 못할 경우 후폭풍이 뻔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극도로 신중하면서도 과감한 중재외교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이르면 이번주 중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미국에 파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 본부장을 미국에 보내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 결과를 상세히 설명하고 북미 대화 재개 방안을 논의토록 한다는 방침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