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직원들 "원세훈이 외곽팀 모른다? 동의할 수 없어"
국정원 직원들 "원세훈이 외곽팀 모른다? 동의할 수 없어"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8.02.26 19: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세훈·이종명·민병주 재판서 국정원 직원 증인 출석
원세훈 "외곽팀 지원 몰랐다" 입장에 "동의 어렵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진=연합뉴스)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진=연합뉴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사이버 외곽팀’을 운영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부하 직원들이 법정에서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김상동 부장판사) 심리로 26일 열린 원 전 원장과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의 재판에 유모 전 국정원 심리전단 팀장이 증인으로 나왔다.

유씨는 배우 문성근씨와 김여진씨의 ‘합성 나체사진’을 만들어 유포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1년에 집행유예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이날 유씨는 검찰이 ‘(외곽팀) 활동비를 국정원 예산에서 지원하기로 결정한 사람이 누구냐’고 묻자 “원장님일 것”이라며 “국장 선에서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검찰이 ‘원세훈이나 이종명은 국정원에서 외곽팀을 운영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고, 국정원 예산이 지원된다는 것도 몰랐다고 한다’고 묻자 “동의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또 원 전 원장이 외곽팀을 활용해 사이버 심리전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계속 내렸고, 활동 결과도 원 전 원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안다고 증언했다.

앞서 사이버 외곽팀을 관리한 국정원 직원 황모(구속기소)씨도 ‘외곽팀 운영 사실을 모른다’는 원 전 원장의 주장에 대해 “국정원 직원이라면 누구도 동의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며 “외곽팀이 순차적으로 확대될 때마다 원장께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원 전 원장 측은 지난달 16일 공판준비기일에서 “국정원이 외곽팀을 지원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이상 국고 지원 자체를 알지 못한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공범으로 기소된 이종명 전 3차장 측도 같은 날 “사이버 외곽팀에서 이뤄진 활동을 인식하지 못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원 전 원장은 민 전 단장 등과 공모해 2010년 1월~2012년 12월에 국정원 예산 65억원을 ‘사이버 외곽팀’의 온·오프라인 불법 정치활동 대가로 지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