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의 격동적인 감정을 나타내는 말로 청소년은 어른도 어린이도 아닌 주변인으로, 여러 면에서 좌절과 불만이 잠재해 극단적인 사고와 과격한 감정을 곧잘 가지며, 정서적인 동요가 심해 이를 ‘질풍 노도의 시기’라고 표현한다.
이런 질풍노도의 시기가 사춘기 청소년 시절에만 겪는 것일까. 그렇치 만은 않다.
우리나라 직장인 대부분이 직장생활에 대한 걱정으로 심리적 불안상태에 빠지는 등 또 한번의 사춘기를 겪는 이른바 ‘직장인 사춘기’를 겪고 있다.
직장인 사춘기의 유형을 보면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 ‘와이미(Why Me) 증후군’, ‘슈퍼 직장인 증후군’, ‘샌드위치 증후군’ 등의 듣지도 못한 신조어가 수두룩 하다.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이란 항상 밝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강박에 화가 나거나 슬플 때도 무조건 웃는 증상을 말한다.
와이미 증후군은 자신만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하며, 슈퍼 직장인 증후군은 직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일에 몰두하는 현상을 말한다.
샌드위치 증후군은 가정과 직장에서 모두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해 소외감과 우울함을 느끼는 증상이다.
잡코리아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회사 우울증 경험이 있는 응답자가 무려 전체의 68.8%를 차지했다. 회사에 대한 불확실한 비전, 과도한 업무량, 업무성과에 따라 이뤄지지 않는 급여 등이 우울증의 이유로 꼽았다.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도 문제가 있다. 우울증을 ‘술이나 담배로 해소한다’는 응답이 25.9%로 가장 높았기 때문이다. 이 역시 여가나 취미활동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어도 할애할 시간이 없는 직장인들의 모습을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듯해 안타까울 뿐이다.
여기에다 우울증의 경우 주위 사람들에게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을 당사자의 의지 문제로 보는 사회통념 때문에 참고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더욱 부추길 뿐이다.
이제 더 이상 참지 말고 힘들면 힘들다고 당당히 말해야 한다.
누구나 상실의 슬픔은 아프고 두려운 것이다. 아프다는 것은 내 마음이 죽지 않고 살아 있는 증거다. 내가 살아 있기 때문에 아픈 것이고 살고 싶기 때문에 더 아픈 것이다. 지금 당장은 힘들어도 좀 더 견디고 이겨내야 한다. 잠시 슬픔의 터널에 들어가 있다고 내 인생이 다 끝난 것이 아니다. 터널의 끝에는 반드시 밝은 빛이 존재한다.
우리나라에 속담에 급할수록 돌아가라, 할수록 천천히 가라는 말이 있다. 영어에도 비슷한 속담으로 천천히 서둘러라(Make haste slowly)는 말이 있다. 급할수록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생각하며 움직이라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디서나 내려오는 격언이다.
직장생활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 경주와도 같다. 오래 달리기 위해서는 틈틈이 자신을 점검하고 휴식을 취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나만이 겪는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다음 단계로 오르기 위한 도약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면 훨씬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슬픔과 우울증으로 힘들다고 혼자 괴로워 하지 말고 내 사람, 내 가족에게 의지해 보자. 작은 힘이라도 내 마음의 상처가 나아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슬픔을 극복하는 데에는 이보다 좋은 약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