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학 61년 만에 '졸업장' 받은 83세 만학도
대학 입학 61년 만에 '졸업장' 받은 83세 만학도
  • 김삼태 기자
  • 승인 2018.02.2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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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83)씨. (사진=동아대)
김영택(83)씨. (사진=동아대)

80대 만학도가 대학에 입학한 지 61년 만에 졸업장을 받아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지난 21일 부산 동아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경제학과를 김영택(83)씨다.

22일 동아대에 따르면 서울 상고를 졸업하고 1957년 동아대에 입학한 김씨는 2학년 1학기까지 학교에 다니다가 2학기 등록금을 내지 못해 ‘미등록 제적’을 당했다.

당시 김씨는 등록금을 미리 준비해놨지만 절친한 사이였던 친구가 ‘갑자기 어머니가 아파 수술을 하게 됐다’며 돈을 빌려달라고 해 2학기 등록에 실패했다.

김씨는 나중에 꼭 갚겠다는 친구의 말을 믿고 흔쾌히 돈을 빌려줬으나 6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돌려받지 못했다.

김씨는 당시 이런 상황을 부모님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학업을 끝내 중단해야 했다.

이후 김씨는 일반 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퇴직했고 삶에 다소 여유가 생기자 끝내지 못한 학업을 떠올렸다.

김씨는 80세가 되던 해 학업을 마쳐야겠다고 결심, 동아대 경제학과에 재입학했다.

팔순 고령에 다시 대학생이 된다고 하자 주변 사람들이 만류했지만 김씨는 배우지 못한 것에 한을 풀기 위해 손주뻘인 동기생들과 함께 학교에 다녔다.

처음에 동기들은 김씨를 어려워했다. 하지만 김씨가 그들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걸었고 같이 공부하며 동기들과 60여년을 뛰어넘는 ‘우정’을 다질 수 있었다.

김씨는 학과 생활에 적극적이었다. 학과 행사가 열리면 매번 참석해 개근 도장을 찍었고, 학과 전담 사진사를 자처하며 행사 사진을 찍기도 했다.

대학측은 김씨의 근면·성실함과 학업 태도를 높이 평가해 지난 21일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사회과학대학장 명의의 표창장을 수여했다.

김씨는 “그간 해왔던 노력이 보상받는 기분”이라며 “서울에 있는 자식들에게 소식을 알렸더니 본인 일처럼 좋아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아일보] 김삼태 기자 st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