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안만난다"… 그래도 '중재 외교' 전력
"북미 안만난다"… 그래도 '중재 외교' 전력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8.02.22 17: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미 대표단 각각 만나는 文대통령… 의중파악 중점
'김여정-펜스' 회동 불발은 아쉽지만 여건 성숙 계기
북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뒷줄 오른쪽)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뒷줄 왼쪽),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앞)이 지난 9일 오후 평창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을 지켜보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뒷줄 오른쪽)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뒷줄 왼쪽),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앞)이 지난 9일 오후 평창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을 지켜보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북미 대화가 좀처럼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 '중재외교'에 전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22일 청와대에 따르면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이 방한하며 이틀 뒤인 25일에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방남한다.

이에 따라 북미간 접촉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개회식 때와는 달리 폐회식을 계기로 한 북미 간 별도의 회동을 주선하는 노력은 하지 않을 방침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평창올림픽 개회식 참석차 방한했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지난 10일 김여정 제1부부장,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만남을 계획했지만 북측이 약속시간 2시간 전에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펜스 부통령이 (북한 대표단과의 만남) 기회를 잡을 준비가 돼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의 보도를 국무부가 인정하면서 북미간 접촉 시도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이처럼 북미간 고위급 회동이 성사 직전까지 갔다가 불발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다시 무리하게 양측이 마주앉는 것은 청와대로선 부담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에 평창을 찾는 북한과 미국 대표단이 함께하는 모습은 25일에 열릴 폐회식이 유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김 위원장과 이방카 선임고문이 모두 문 대통령을 만나는 자리가 예정돼 있어 차후에 북미 대화가 이뤄지도록 다시금 분위기를 다지는 '중재' 노력은 충분히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방카 고문과 김영철 부위원장 등 미국과 북한 대표단을 잇따라 각각 만나지만, 그들을 통해 북미 대화에 대한 정확한 의중을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서라도 북미대화 등의 성숙된 여건이 필요하다는 문 대통령의 확고한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미 북미가 자연스럽게 대화테이블에 마주 앉을 수 있는 기회가 무산된 바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회를 마련하는 데까지는 적잖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앞서 북미 최고위급 회동이 불발된 것도 아쉽긴 하나 오히려 여건을 성숙시키며 더 의미있는 대화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점이 될 수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이번 회동 시도를 계기로 북미 정상 차원의 대화 의지가 확인됐다는 점을 미뤄봤을 때 앞으로 문 대통령의 '중재외교'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일각에서는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