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화의 물꼬를 튼 평창 동계올림픽이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북미대화가 진전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폐막식에 미국과 북한, 중국이 공식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자리매김 될 것으로 기대를 높이고 있다.
평창올림픽 개막식 때 남한을 찾은 북한 고위급인사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이 특사자격으로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 방북초청 카드를 꺼내면서 남북 평화무드를 조성하는 역할을 했다.
나중에 알려진 이야기지만 당시 북한의 요청으로 청와대에서 김여정과 미국 마이크 펜서 부통령이 회동 직전까지 갔다가 2시간여를 앞두고 전격 취소됐다. 이에 폐막식에서는 보다 진전된 퍼포먼스가 연출될지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이자 백악관 선임고문인 이방카가 23일 폐막식 참석을 위해 3박4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을 갖고 미국이 북미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부는 23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대표단이 25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파견하겠다고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는 않았지만 대표단과 함께 김여정 제1부부장이 다시 남한을 방문할 것으로 예측된다.
벌써부터 이방카와 김여정의 ‘미소외교’가 평창올림픽에서 펼쳐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다. 국제 외교무대에 첫발을 들여놓은 김여정과 함께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이방카의 일정이 겹치면서 북미대화의 급진전을 기대하는 여론이 일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이방카 고문의 방한과 북한 문제와의 연계성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방카 고문이 방한 기간에 북한 문제에 어떠한 관심도 집중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방카 고문은 방한 기간 대부분의 시간을 경기관람, 미국 선수와 관중과의 소통 등에 할애할 것이라는 브리핑도 뒤따랐다.
하지만 미국이 ‘김여정-펜스’ 접촉을 추진했던 사실을 스스로 공개하면서 북미대화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던 만큼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나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북한도 때맞춰 폐막식에 대표단을 파견하면서 미국과 접촉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구체적인 언급은 없지만 폐막식을 계기로 ‘포스트 평창’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 등이 논의될 가능성도 농후해 보인다. 문제는 이방카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를 들고 왔는지의 여부다.
문 대통령의 ‘중재외교’가 제2라운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 모두 대화 의지를 보였고 중재를 통해 성사 직전까지 갔던 점을 반추해 지금이야말로 탐색적 수준의 북미대화의 적기라는 것을 강ㅂ조해야 한다.
해외에서는 평창(pyeongchang)올림픽을 ‘평화(peace)올림픽’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는 소식이다. ‘평창’이란 지명이 국제적으로 낯설어 평양(Pyeongyang)과도 혼동되기도 한다고 한다. 때문에 외신에선 ‘펑화올림픽’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아직까지는 바램이지만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국과 미국에 손을 내민 김여정에게 이방카의 반가운 대답이 나오기를 예측해본다. 성사 직전에서 불발된 ‘펜스-김여정’의 만남이 폐회식에서는 ‘김여정-이방카’가 손을 마주잡은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