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에 부는 '케렌시아' 열풍
유통가에 부는 '케렌시아' 열풍
  • 김견희 기자
  • 승인 2018.02.2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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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경쟁사회 속 나만의 피난처
휴식·쇼핑 겸한 매장 확산 추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S 가든'. (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S가든'. (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최근 현대인들 사이에서는 케렌시아 열풍이 불고 있다. 케렌시아란 스페인어로 안식처, 은식처를 뜻한다.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지친 이들이 절실하게 찾는 것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낮잠카페'가 있다.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는 수면카페가 성행하고 있다. 야근과 잦은 회식 등으로 피로가 누적된 고객들이 주요 고객이다. 이 밖에 익명으로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대나무숲이나 블라인드 앱을 케렌시아로 삼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케렌시아가 올해의 소비 키워드 중 하나로 떠오른 것은 쉼 없이 달려야 하는 극한의 경쟁이 더욱 점차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통가에서도 케렌시아 공간을 조성하고 있는 추세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쇼핑은 물론 케렌시아를 동시에 취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은 고객들이 체험하고 휴식할 수 있는 옥외 테마파크를 점진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 2013년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스카이파크를 리뉴얼한 ‘주라지(약 1200평)’를 시작으로 지난해 12월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최상층에는 옥상공원(약 2200평)을 선보였다. 특히 대구점의 경우 아쿠아리움과 연결되어 있어 한층에서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이 밖에도 서울 강남 한복판에 자리한 신세계 강남점 옥상에도 야외 정원 ‘S가든’을 열고 도심 속 자연의 정취와 휴식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잔디광장,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게 모래로 꾸민 '플레이 가든', 미로 정원으로 꾸민 '메이즈 가든', 탁 트인 경관을 자랑하는 '풀 가든' 등 다양한 테마공간을 만들었다.

이색적인 아동복 쇼핑 공간도 눈에 띈다.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지난달 약 1200평 규모의 '키즈&패밀리관'을 리뉴얼 오픈했다. 

특히 '자연 친화형 도심정원'이라는 콘셉트로 300평 규모의 야외정원 '패밀리가든'을 조성했다. 자녀들과 함께 백화점을 찾은 고객들은 이곳에서 쇼핑뿐만 아니라 휴식은 물론 놀이까지 가능하다. 이뿐만 아니라 리빙관 역시 판매 중심의 쇼룸 형태에서, 라이프스타일형 체험공간으로 변환했다.

롯데마트도 지역 점포 최초로 롯데마트 칠성점에 도심 숲 공간인 ‘어반 포레스트’를 조성해 고객들이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약 530평 규모의 녹지공간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앉아서 쉴 수 있고 간단한 음식도 즐길 수 있다.

드럭스토어에서도 쇼핑과 휴식을 접목한 공간을 시도하고 있다. CJ 올리브네트웍스의 헬스앤뷰티스토어 올리브영 강남본점은 2층에 '라운드어라운드'숍인숍을 마련했다. 쇼파와 테이블 등 가구를 배치해 휴식과 함께 올리브영 자체브랜드인 라운드어라운드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의 역할이 마켓 중심의 물판에서 가치나 체험을 제공하는 라이프셰어로 바뀌어야 한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어 다양한 체험, 휴식공간을 마련하고 있눈 추세"라며 "특히 케렌시아를 쫓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관련 콘텐츠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견희 기자 peki@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