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13대 총선부터 선거판을 지켜봐 왔다. 선거란 그렇다. 마지막 뚜껑을 열어보아야 결과를 알 수 있다. 여론조사 결과도 번번이 빗나가곤 했다. 올해 6·13 지방선거는 어떻게 될까. 현재로선 여당이 크게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정치란 생물과 같아 끝까지 가봐야 한다.
선거에서 각 당을 대표하는 인물이 차지하는 비중도 무시할 수 없다. 문재인, 홍준표, 유승민·안철수, 박지원의 대결도 흥미롭게 지켜볼 대목이다. 민주당을 추미애 당이라고 보는 사람은 없다. 여당 대표가 대권주자 반열에 있지 않으면 존재감을 찾기 어렵다. 추미애 보고 표를 찍었다는 사람이 있겠는가. 정치인들이 대권 주자 반열에 오르려고 인기에 목매는 이유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문재인이라는 간판이 있다. 취임 초보다 지지율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60%를 넘고 있다. 당 지지율도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세 당에 비해 훨씬 높다. 누구를 내세워도 해볼만하다. 민주당에 광역단체장을 노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거의 모든 지역에서 해볼만하다는 게 당의 자체 판단이기도 하다.
한국당을 한 번 보자. 제1야당이라고 하지만 너무 초라하다. 국회의원 의석수는 여당에 밀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간판이 없다. 홍준표 대표는 왠지 불안불안하다. 대표로서 무게감이 없다고 할까. 걸핏하면 당내 의원들과 다툰다. 최근에는 중진 의원들과 신경전을 폈다. 내가 보기엔 양쪽이 똑같다. 잘난 측이 없다. 힘을 합쳐도 모자란데 서로 헐뜯는다.
지금 한국당 대표를 바꾸기는 어려울 터. 그럼 공천이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 대표 얼굴이 아닌 후보 얼굴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 그래야 광역단체장 중 몇 석이라도 건질지 모른다. 신선한 얼굴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는 얘기다. 좋은 사람들이 한국당 문을 두드릴 리 없다. 삼고초려라도 해서 모셔와야 한다. 홍 대표나 중진의원 수준의 사람으론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하라.
바른미래당도 사정은 마찬가지. 누가 유승민 안철수를 보고 정치를 하겠는가. 합당과정에서도 매끄럽지 못했다. 특히 안철수는 신뢰를 많이 잃었다. 그럼에도 정계은퇴 소리는 안 들린다. 안철수가 정치판을 완전히 떠나면 사정이 달라질지 모르겠다. 살신성인은 이럴 때 하는 것이다. 안철수의 정계 은퇴를 거듭 촉구한다.
민주평화당이 지방선거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도 관심사다. 민평당의 대표는 조배숙 의원이다. 그러나 박지원 의원을 떼놓고 생각할 수는 없다. 호남지역 의원 대부분 민평당에 합류했다. 호남지역 표심은 선거 막판에 한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선전한 것도 지역 민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이제 정치판은 유권자가 바꿔야 한다. 제대로 일할 사람을 뽑을 필요가 있다. 문재인 홍준표 유승민 안철수 박지원을 보고 뽑아서도 안 된다. 정치인이라면 철학도 있어야 한다. 유권자의 혁명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