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에 불과해요"… 초등학교 졸업장 받는 86세 할머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요"… 초등학교 졸업장 받는 86세 할머니
  • 김용만 기자
  • 승인 2018.02.2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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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조 할머니 (사진=서울 양원초등학교 제공)
김선조 할머니 (사진=서울 양원초등학교 제공)

"하늘이 부를 때까지 열심히 공부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러 사람에게 보여줄래요."

만학도를 위한 4년제 학력인정제 초등학교인 양원초등학교에서도 가장 나이가 많은 김선조(86·여)씨가 20일 졸업 소감문을 발표했다.

김씨의 소감문의 제목은 '내 나이가 어때서'. 만학도 가운데서도 최고 만학도인 그에게 걸맞는 문구다.

어린 시절 김씨는 어려운 집안 형편과 남자만 가르치면 된다는 부모님의 소신 때문에 학교에 다니지 못했다.

결혼한 뒤로도 3남매를 낳아 기르느라 공부할 시간이 없던 김씨는 우연히 지하철에서 만난 옛 친구로부터 "학교에 가자"는 말을 듣고 무작정 따라나섰다.

김씨는 "83세에도 배울 수 있을까 망설이다가 무조건 시작하기로 했다. 입학식 날 나와 같은 처지의 많은 친구가 함께 입학해 너무도 든든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지 못한 것이 평생의 한이었는데 늦은 나이에 학교에 들어와 배움의 열정으로 열심히 공부했고, 벌써 졸업이다. 졸업 후에도 하늘이 부를 때까지 열심히 공부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러 사람에게 보여줄 것"잉라고 강조했다.

요즘 김씨는 편지 쓰는 재미에 맛이 들렸다. 그는 먼저 하늘로 떠난 남편 등 가족과 지인들에게 종종 '부치지 않을 편지'를 쓰면서 그리운 사람들을 회상하고 있다.

한편, 양원초등학교와 만학도를 위한 학력인정 기관인 양원주부학교는 이달 22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대흥동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MAC)에서 졸업식을 연다.

[신아일보] 김용만 기자 polk8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