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뇌관' 자영업자 대출, 금리상승기에 더 취약
'부실뇌관' 자영업자 대출, 금리상승기에 더 취약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8.02.18 10: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은 "특정부문 부실, 금융기관 건전성 훼손 가능성 우려"
NICE평가 "타 대출과 구분, 별도로 리스크 관리 강화 필요"
서울시 여의도 소재 시중은행 대출상담 창구.(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여의도 소재 시중은행 대출상담 창구.(사진=신아일보DB)

똑같이 빚을 졌더라도 자영업자 대출이 순수 가계대출보다 금리 상승이나 신용등급 하락 등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등 금융기관의 대출이 부동산 업종, 개인 사업자에게 쏠려 있는 가운데 자영업자 대출 부실만으로도 금융 리스크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작년 3분기 말까지 자영업자 대출은 연평균 10.2%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대출이 0.2%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개인사업자 대출은 상호금융조합, 카드사, 저축은행·보험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말 비은행 금융기관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전년과 견줘 42.3%나 늘었다. 2014년 11.3%인 것과 비교하면 비은행 금융기관 개인 사업자 대출 증가율은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작년 3분기 기준으로 보면 법인기업 대출(17.2%), 가계대출(7.6%)보다 많게는 5배이상 빠른 속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금융기관의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100.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0년 대비 무려 32%포인트나 급등한 수준이다.

한은은 "특정 부문에 대한 대출이 전체 대출 규모보다 지나치게 크거나 증가세가 빠를 경우 시장 금리 상승, 부동산 경기 악화 등에 따라 해당 부문의 부실이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훼손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또 "비교적 사업기간이 짧고 사업 규모가 영세한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은 연체율이 여타 업종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며 "금리 상승 시 채무상환 부담이 늘어나면서 동 대출의 건전성이 저하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은행권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의 업종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부동산·임대업 비중이 42.2%로 가장 높았고, 소매업 15.6%, 숙박·음식점업이 10.3%였다.

아울러, 자영업자 대다수가 부동산·임대업에 종사하는 가운데 상업용 부동산시장 침체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향후 자영업 대출의 부실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성진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자영업자 대출의 경우, 빠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또는 중소기업대출의 하위로 분류되는 등 관리 수준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내수경기 민감도 또한 높고 부동산시장 상황, 규제 변화 및 금리 인상에 따른 파급효과도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면서 "자산건전성의 급속한 하락 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에 타 대출과 구분해 별도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