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사, 정부 비판성향 색출 위해 '블랙펜 분석팀' 운영
사이버사, 정부 비판성향 색출 위해 '블랙펜 분석팀' 운영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8.02.1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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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TF 4차 중간 조사 결과 발표
국방부 청사 (사진=연합뉴스)
국방부 청사 (사진=연합뉴스)

국군사이버사령부가 과거 정부 비판 성향의 누리꾼을 색출해 관리하는 이른바 ‘블랙펜(Black Pen) 분석팀’을 운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블랙펜은 사이버사령부가 ‘악플러’를 지칭하는 위장명칭이다. 당시 사이버사령부는 ‘블랙펜’과 ‘레드펜’이라는 위장 용어를 함께 사용했으며, 우익세력은 ‘블루펜’(Blue Pen)이라고 불렀다.

군 댓글공작 의혹을 수사 중인 국방부 사이버 댓글사건조사TF(태스크포스)는 14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4차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TF의 발표에 따르면 사이버사령부는 2011년 초부터 2013년 10월까지 종북·반정부·반군(軍) 세력을 색출한다는 목적으로 ‘블랙펜 분석팀’을 운영했다.

블랙펜 분석팀은 포털 사이트에서 댓글을 검색해 북한찬양지지그룹은 ‘B1’, 대통령 및 국가정책 비난그룹은 ‘B2’, 군비난은 ‘B3’ 으로 각각 구분해 아이디를 분석, 이를 경찰청에 통보하고 기무부대에도 일부 공유한 정황이 확인됐다.

2012년에는 961개의 아이디를 식별한 후 악성 계정 634개를 공안기관에 통보했다는 내용이 사이버사의 2013년 업무추진계획 보고 문서에 담기기도 했다.

TF는 이와 관련해 추가 조사를 실시하고, 당시 내용을 통보받은 경찰청과 기무부대가 어떠한 조치를 했는지 민간 검찰과 공조해 확인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군기무사령부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말께 기무사가 청와대의 요청으로 민간 포털사이트와 트위터 등에서 정부정책을 비난하는 일명 ‘극렬아이디’ 1000여개를 수집해 그 현황을 청와대에 보고한 정황이 발견됐다.

TF는 두 기관의 행위가 유사해 블랙펜과 극렬아이디 연관성을 추가적으로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