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분야 투자 늘려 사업다각화 모색
비정유분야 매출 비중 해마다 증가세
정유업계가 비정유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SK이노베이션의 매출을 보면 비정유사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영업이익 3조2343억원으로 2년 연속 3조원 대를 보였다. 이 중 비정유사업 영업이익은 2조705억원으로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섬과 함께 전체 영업이익의 64%를 차지했다.
SK이노베이션의 비정유 부문인 윤활유 사업은 유가 상승에 따른 마진 하락 속에서도 지난해 영업이익 5049억원, 2016년 보다 459억원 증가했다. 2011년 542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또한, 석유개발 사업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1884억원으로 지난 3년 가운데 가장 높다.
비정유사업의 성과는 최근 몇 년 사이 이뤄진 투자가 발판이 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11년부터 비정유사업에 10조원 이상 투자했다. 지난해에도 미국 화학회사 다우케미칼과 에틸렌 아크릴산 사업 인수 등 두 건의 화학 분야 M&A를 이뤄냈다.
비정유사업에 대한 투자는 유가 변동에 취약한 석유사업의 한계에 따라 사업 다각화를 통한 안정적 수익 확보 노력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정유업계는 2014년 저유가 시기를 겪으며 본격적으로 화학, 윤활유 등 비정유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4381억원으로 사상 최대였지만 영업이익은 환율 등의 영향으로 오히려 2016년 보다 6.5% 줄어든 2조16억원이다. GS칼텍스 매출에서 석유화학 분야 비중은 20%대 초반 수준으로 비교적 높다.
GS칼텍스는 높은 정유사업 의존도를 탈피하기 위해 전남 여수 제2공장에 2조원을 투자한다. 석유화학 분야인 올레핀 생산시설을 지어 화학사업에서 유가 영향을 덜 받고 추가적으로 연간 4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에쓰오일도 상황은 비슷하다. 에쓰오일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20조8914억원으로, 전년 대비 28.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4625억원으로 9.5% 감소했다.
에쓰오일도 비정유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4조8000억원 규모로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공장이 완공되면 SKC가 독점하던 산화프로필렌 시장에 새로 진출하게 된다.
에쓰오일은 비정유사업 비중을 지난해 14%에서 19%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2605억원으로 사상 처음 1조원을 넘어선 현대오일뱅크는 2014년 유가 급락에 여타 정유업체들이 적자를 기록할 때 유일하게 226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는 39%에 달하는 고도화설비 이점을 살리면서 사업 다각화 전략도 추진 중이다.
현대오일뱅크는 2016년 11월부터 롯데케미칼과 합작해 현대케미칼 대산 공장에서 혼합자일렌을 생산하고 있다. 또 나프타 분해설비 등 석유화학 분야 신사업 진출도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비정유 부문 영업이익을 2016년 32%에서 2020년 40%까지 늘려갈 계획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업계는 유가나 환율 등 외부 변수에 따른 변동성이 크고 영업이익률도 3%에서 5%로 낮다”며 “비정유 부분 강화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업그레이드하고 실적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