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삼지연관현악단 강릉 첫 공연… '반갑습니다'로 시작
北 삼지연관현악단 강릉 첫 공연… '반갑습니다'로 시작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8.02.0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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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35분간 진행… 'J에게' 등 南 대중가요도 불러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8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8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15년 만에 남한을 찾은 북한 예술단의 첫 공연이 8일 강원 강릉시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성황리에 끝이 났다.

북한 삼지연 관혁악단의 공연은 예정보다 10분 늦은 8시 10분에 시작해 9시 45분까지 1시간 35분간 진행됐다.

900여 석의 객석이 꽉 차자 8명의 북측 여가수들이 모란꽃 문양이 새겨진 진분홍 치마에 흰색 저고리의 한복을 차려 입고 무대에 올라 북한 노래인 ‘반갑습니다’를 부르며 분위기를 달궜다.

이어 정중동의 겨울 풍경을 역동적으로 묘사한 ‘흰눈아 내려라’, 평화를 형상화한 ‘비둘기야 높이 날아라’, 전자 바이올린과 첼로의 경쾌한 반주를 곁들인 ‘내 나라 제일로 좋아’ 등 북한 노래들이 이어졌다.

다음으로 빨간색과 보라색의 드레스를 각각 입은 여가수 2명이 무대에 올라 우리의 대중가요인 가수 이선희의 ‘J에게’를 관현악곡으로 편곡해 불렀다.

또 한복을 차려 입은 여러 명의 여가수가 나와 우리 대중가요 심수봉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혜은이의 ‘당신은 모르실거야’, 나훈아의 ‘이별’, ‘최진사댁 셋째딸’, ‘홀로 아리랑’ 등을 불러 흥을 돋우웠다.

한곡 한곡 노래와 연주가 끝날 때마다 관람석에서는 큰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8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8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뒤이어 붉은색 톱과 검은 핫팬츠, 흰색 스니커즈 차림의 여성 5인조가 무대에 올랐다. 우리나라 걸그룹을 연상시키는 이들은 ‘달려가자 미래로’라는 빠른 템포의 노래를 불렀다.

공연의 절정은 ‘아이랑’으로 시작해 ‘모자르트 교향곡 40번’, ‘터키 행진곡’, ‘백조의 호수’, ‘그대 나를 일으켜 세우네’, ‘빛나는 조국’ 등 총 25곡의 해외 유명 클래식을 편곡해 들려주는 메들리였다.

곡이 끝나자 관객석에서는 큰 환호성 함께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북측 예술단과 남측 관객들이 강릉에서 음악으로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피날레는 통일을 염원하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 ‘다시 만납시다’로 장식했다.

노래가 끝난 뒤 북한 여가수들은 손을 흔들며 “다시 만납시다”를 거듭 외치기도 했다. 드레스 차림의 공연단은 무대 아래로 허리를 깊이 숙여 관객과 악수하기도 했다.

현 단장 등 북측 주요 인사들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 최문순 강원도지사, 최명희 강릉시장, 추미애 등 국회의원들은 공연이 끝난 뒤 무대에 올라 기념촬영을 이어갔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관람객은 총 812명으로 이 가운데 사회적 약자, 실향민, 이산가족 등 정부 초청 인사가 252명이고 나머지 560명은 추첨으로 선발된 일반 시민들이다.

140여 명 규모의 삼지연 관현악단은 이번 공연을 위해 조직된 일종의 ‘프로젝트 악단’으로 오케스트라가 80명 정도고, 나머지는 합창단원과 가수, 무용수다.

삼지연 관현악단은 삼지연악단, 모란봉악단, 청봉악단, 조선국립교향악단, 만수대예술단, 국가공훈합창단 등 6∼7개의 북한 예술단에서 최정예 연주자와 가수, 무용수를 뽑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지연 관현악단은 서울로 이동해 오는 11일 오후 7시 서울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2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두 번째 특별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