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칼날, 2금융권 '정조준'… 업계 우려↑
금융당국 칼날, 2금융권 '정조준'… 업계 우려↑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8.02.07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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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 성격 짙은 1금융권과 다른 방식 적용돼야"
"찍어내리기식·표적수사 안돼…공정·투명해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사진=금융감독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사진=금융감독원)

금융당국이 이르면 다음달 초 부터 보험, 증권, 카드,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 대한 채용비리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두고 2금융권에서는 '찍어내리기' 식, '표적수사'가 아닌 명확한 기준을 통한 공정하고 투명한 검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7일 "이낙연 국무총리의 지시가 계기가 됐다"면서 "아직 시기와 방법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진 않았지만, 2금융권에 대해서도 채용비리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정기 인사와 기존에 계획된 검사 일정 등이 잡혀있는 관계로 정확히 날짜를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이 국무총리는 지난달 30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채용비리가 은행권에만 있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금융위원회는 관계기관과 협조해 다른 금융기관들의 채용비리 유무를 조사해 엄정 처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2금융권의 경우 대주주가 오너인 경우가 많아 금융기관 또는 공적 성격이 짙은 시중은행과는 다른 방식이 적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저축은행의 관계자는 "잘못된 과거의 관행들이었으니 바로 잡아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당국의 검사가 어떠한 명확한 기준이 있는지, 전수조사를 하겠다는 건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 역시 "2금융권의 경우 1금융권과는 달리 보험, 증권, 카드 등 업권이 다양하고 그 수도 많다"면서 "만약 특정 업체를 선발해 조사를 실시하겠다면 그것이야 말로 '찍어내리기' ,'표적수사'가 아니겠냐"며 우려했다.

증권사도 예외일 수는 없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시작된 채용비리가 시중은행들로 확대되더니 그 여파가 왜 2금융권까지 왔는지 모르겠다"며 "공정한 채용 절차를 거친 회사가 훨씬 많을 것으로 생각하는 데 , 그런 회사들이 또 검사·확인하게 되면 엄청난 행정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며 "금융당국이 칼을 갈면 공정하게 채용을 실시한 회사도 의심의 눈초리를 받을 수 있어 그 자체가 부담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