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최영미, 문단 성추행 폭로 "한 두명이 아니다"
'뉴스룸' 최영미, 문단 성추행 폭로 "한 두명이 아니다"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02.0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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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뉴스룸 캡처)
(사진=JTBC 뉴스룸 캡처)

'JTBC 뉴스룸' 최영미 시인이 문단 내 만연한 성폭행 문제를 언급했다.

지난 6일 방송된 JTBC 'JTBC 뉴스룸'에는 지난해 '괴물'이라는 시를 통해 문단 내 성추행을 고발한 최영미 시인이 출연했다.

먼저 최 시인은 이날 방송에서 시 '괴물'의 발표 배경을 설명했다.

시 '괴물'은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피해 고발로 시작된 '미투' 운동의 확산으로 최근 뒤늦게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 시는 'En'이라는 시인이 등장하는데 이는 유명 원로 시인을 연상케 해 이목을 끌었다.

최 시인은 "시를 써야 되는데 거기서 저한테 '페미니즘 특집이니까 페미니즘과 관련된 시를 써달라'고 주제를 한정해 줬다"면서 "제가 좀 고민하다가 '내가 이 문제를 건드리지 않으면 내가 작가가 아니다. 한국 문단의 가장 중요한 문제를 내가 써야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손석희 앵커가 유명 원로 시인을 연상케 한다고 언급하자 최 시인은 "그 문인이 내가 처음 떠올린 문인이 맞다면 굉장히 구차한 변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상습범이고 한두 번이 아니다. 내가 데뷔할 때부터 너무나 많은 성추행과 성희롱을 목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편집의원이나 평론가로 있는 가해자들은 여성 문인이 자신의 요구를 거절할 경우, 시 청탁을 하지 않거나 시 평론을 한 줄도 쓰지 않는다"고 구체적 사례를 들며 "이 같은 일이 10년, 20년 반복되면 그 여성 문인은 작가로서 생명이 끝난다"고 강조했다.

최 시인은 "내가 거절한 요구가 한두 개가 아니고 한두 문인이 아니다. 문단 술자리에서 내게 성희롱, 성추행을 한 이들이 한두 명이 아니라 수십 명이었다. 그런 문화를 방조하는 분위기, 묵인하는 분위기였다"고 폭로했다.

최 시인은 1992년 '창작과 비평'으로 등단, 민주화 세대의 빛과 그림자를 노래한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1994)를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