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평화올림픽' 꿈에 '북한-미국'이라는 암초
文대통령 '평화올림픽' 꿈에 '북한-미국'이라는 암초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8.02.06 18: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펜스 美 부통령과 만찬일에 北은 '열병식'… 군사 긴장 우려
'北 참가' 무게 둔 정부… '세계인 스포츠전' 외교력 부실 지적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강원도 강릉아트센터에서 열린 IOC총회 개회식에서 축사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강원도 강릉아트센터에서 열린 IOC총회 개회식에서 축사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전면에 내세우려고 하지만 산적한 과제에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일 강릉에서 열린 제132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개회식에서 오는 9일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이하 평창올림픽)의 '평화적 성공'을 기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올림픽에 북한이 참여해 평화에 기반을 두고 치러질 수 있게 된 점을 강조했다.

그만큼 문 대통령이 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를 바꾸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미 간 정치게임'이 본격화하면서 문 대통령의 '평화 올림픽' 꿈이 암초를 만났다.

미국 CNN방송은 5일(현지시간) "한국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전면에 내세우려 하고 있지만, 북미 간의 정치적 샅바 싸움을 멈추게 하진 못했다"며 "양자의 정치게임은 이미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서로를 겨냥한 북미간 수 싸움으로 한국이 곤란한 입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정부는 북한에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귀국한 뒤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친 프레드 웜비어를 개회식에 참석하도록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인권 문제를 고리로 최대 압박에 나서겠다는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연두교에서 오토 웜비어의 부모, 탈북자 지성호씨 등을 참석시키며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발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올림픽이 임박해서도 최대 압박와 제재라는 대북 정책 기조 불변 메시지를 거듭 재발신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북한은 평창올림픽 개막 하루 전이자 문재인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의 만찬이 예정된 오는 8일 열병식을 열 계획이다.

이를 통해 무력 과시를 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북한이 열병식에서 새로운 무기를 선보인다면 또다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수 있다.

우리 정부도 경고 메시지를 보낼 수밖에 없다.

우리 정부의 노력으로 한반도 대화 국면은 물꼬를 텄지만 여전히 북한과 미국은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평창올림픽에 대한 시선이 '북한'에만 쏠려 '남북행사'로만 기억에 남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정부가 '북한 참가'에 지나치게 무게를 두면서 평창올림픽을 세계인의 스포츠제전으로 만들기 위한 외교력은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문 대통령으로서는 한반도 주변 4강 정상 중 유일하게 참석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위안부 논의도 넘어야할 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