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경봉 92호에 식자재·유류 공급… 미국산은 제외
만경봉 92호에 식자재·유류 공급… 미국산은 제외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8.02.0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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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 논란 없도록 미국 등 국제사회와 긴밀 협의"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북측 응원단이 이용한 만경봉호의 입항 모습. (사진=연합뉴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북측 응원단이 이용한 만경봉호의 입항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북한 예술단을 태운 만경봉 92호에 숙식에 필요한 식자재와 유류 등을 공급하기로 했다. 다만 대북제재 위반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미국산 식자재 등이 포함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6일 “만경봉 92호에서 식사가 가능하도록 우리측에서 식자재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미국산이 들어가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측에서 식자재를 제공하는 것은 지난달 15일 남북 예술단 실무접촉에서 “남측은 북측 예술단의 안전과 편의를 최대한 보장한다”고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해 9월 미국 재화 및 서비스 등의 대북 이전을 제한한 미국의 독자제재 규정 고려해 제품 제공 품목에서 미국산을 일절 공급하지 않기로 했다.

이 같은 조치는 앞서 남북 스키선수의 마식령 스키장 공동훈련을 위해 정부가 북한 갈마비행장으로 전세기를 띄울 때 미국산 대신 유럽산 에어버스 기종을 선택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정부는 또 예술단이 머무는 동안의 난방과 선박의 귀환에 필요한 유류도 만경봉 92호에 공급하기로 했다.

정부는 아직 연초라 유엔이 정한 대북 정유제품 제공 상한인 50만 배럴 상한에는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미국 및 유엔 등과 협의하고 추후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에도 보고한다는 방침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만경봉 92호와 관련해 제재 논란이 없도록 미국 등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할 예술단은 이날 오후 5시께 동해 묵호항에 도착한 뒤 공연장인 강릉아트센터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