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하기 위해 토익 점수가 필수적이여서 준비 중인데 내가 응시한 시험점수도 확인 못하고 또 접수해야 되요.”
‘헬조선’과 ‘N포세대(모든지 포기하는 세대)’ 등 각종 신조어와 함께 수저 계급론까지 생겨나면서 요즘 대학생들의 ‘스펙 쌓기’ 몸부림이 처절하다.
대학생들이 쌓는 스펙의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바로 ‘토익’이다. 우리나라 취준생치고 토익에 대한 고민을 안 해본 사람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나라는 토익시험 의존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국가로 꼽힌다.
그런데 최근 토익 응시자들 사이에선 이 같은 토익 쏠림 현상을 이용한 토익 주관사의 ‘갑질’ 횡포를 두고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토익 응시생들이 지목하는 주관사의 가장 큰 문제는 ‘시험점수 발표’다. 현재 토익은 전회차 시험의 성적 발표일 이전에 다음 회차 시험 접수를 마감하고 있다.
이는 토익 응시생들이 자신의 성적을 확인도 하기 전에 다음 회차 시험을 접수하게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시킨다.
특히 대한민국의 취준생들은 원하는 목표 점수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함에 매번 주머니에서 부족한 용돈을 꺼낼 수밖에 없다.
토익은 수기가 아닌 OMR 기계로 판독해 시험을 채점하고 있다. 따라서 채점에 15일 이상 소요가 되는 것은 ‘상술’이라고 생각될 수밖에 없다.
만일 채점 작업에 불가피하게 15일 이상이 소요돼야만 한다면 다음 회차 시험의 접수 기간을 채점 발표일 이후로 연장하는 것이 올바를 것이다.
요즘 청년들은 갈수록 악화되는 취업난에 한번 울고 근래 연이어 터지는 채용비리로 또 한번 울고 있다.
사회에 대한 좌절감에 꿈마저 포기하고 있는 취준생들을 울리는 일이 더 이상 없도록 강력한 처벌과 함께 제도적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
정부가 일자리를 얻기 위해 무한경쟁 사회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청년들의 절실함을 이용한 갑질에 관심을 기울여주길 바래본다.
[신아일보] 박정원 기자 jungwon933@shinailbo.co.kr
저작권자 © 신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