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벌리면 안겨야"… '#미투' 박삼구 아시아나회장 구설수
"팔 벌리면 안겨야"… '#미투' 박삼구 아시아나회장 구설수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02.02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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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아일보DB, 블라인드 앱 #미투 캡처)
(사진=신아일보DB, 블라인드 앱 #미투 캡처)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정면 겨냥하고 있다.

2일 블라인드 앱 아시아나 항공 게시판에는 이 항공사 소속 여성 승무원들이 소속 회사와 회장으로부터 성희롱 피해를 받았다고 폭로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블라인드 앱은 이메일이나 명함 촬영 등 해당 회사에 다니는 인증 절차를 거쳐야만 가입해 글을 쓰고 읽을 수 있는 폐쇄적 공간이다.

블라인드에 올라오는 글들에 따르면 박 회장이 거의 매달 첫째 주 목요일 오전 7시30분께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타운)를 찾아 여승무원들을 만나 왔다.

박 회장이 방문할 때마다 승무원들은 본관 1층 로비에 커다란 원 모양으로 서서 손뼉을 치며 박 회장을 맞아야 했다.

이 때 박 회장은 승무원들에게 말을 하면서 껴안거나 손을 주물렀고, 관리자들은 박 회장이 양팔을 벌리면 ‘달려가 안겨야한다’고 승무원들에게 교육하기도 했다.

승무원들을 줄을 서서 대기하다가 박 회장이 혼자 앉아있는 방에 들어가 세배를 하고 흰 봉투를 들고 나오기도 했다.

또 승무원들은 아시아나항공의 연례 가을행사 ‘플라자 앤 바자회’에서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춤을 추는 등 장기자랑에 동원되기도 했다.

아시아나의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이 입국할 때 동선별로 직원들을 배치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팔짱 끼고 아부 떨어야 한다"며 "박 회장이 아내와 함께 오면 그냥 인사만 하라고 지시가 내려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은 승무원들을 만나면 '내가 기 받으러 왔다'는 말을 서스럼 없이 했다"면서 "그는 본관 1층에서 여승무원들 불러놓고 20~30분 동안 껴안았다. 데면데면한 여직원에게는 '너는 나 안 안아주냐'며 강제로 추행하기도 했다"고 적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들은 “상상 그 이상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널리 알려야한다”, “이렇게라도 알려지니 속이 후련하다”, “이건 축소된 일부다. 실상은 훨씬 심각하다”, "우리는 기쁨조가 아니다. 기쁨조 그만하고 싶다" 등 피해를 호소하는 댓글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아나아나항공 측은 “박삼구 회장의 직원 격려 방문은 오래된 소통경영의 일환으로 좋은 의도에서 한 행동”이라고 반박했다.

이를 본 한 누리꾼은 “성추행 피해의 판단은 ‘당사자’가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