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라 편집국 팀장
여성들이 사직서를 가장 많이 제출하는 시기가 됐다. 2월과 3월은 실제로 워킹맘들이 가장 많이 사표를 제출하는 시기라는 통계도 있다.
봄방학과 새학기가 이어지는 시기에 아이들은 부모 손길을 가장 필요로 한다. 실제로 보육과 교육이 가장 이루어지지 않는 달도 바로 2월이다. 겨울방학 끝나자마자 일주일도 채 안 돼 바로 시작되는 봄방학 앞에서 부모들은 무너지고 만다.
고학년의 아이들의 경우엔 부모가 집을 비워도 혼자 밥도 먹고 친구도 만나는 게 가능하지만 저학년이나 예비신입생들에게는 말도 안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의 엄마입니다. 아이가 3월 입학을 앞두고 있는데 2월9일에 유치원 졸업식을 한 대요. 유치원에서는 3월 신입생 맞이를 앞두고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 졸업식 이후 보육을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조부모님들께서도 도와주실 수 없는 상황인데 회사를 관둬야 할까요? 아이가 입학할 초등학교에서는 돌봄교실에도 합격해서 문제가 없을 줄 알았는데 앞으로의 20일 때문에 20년 다닌 회사를 관둬야할 상황입니다.”
최근 맘카페에서 논란이 일었던 일이다. 이 글이 올라오자 직장맘 카테고리에서 가장 이슈로 회자되며 논란이 일었다. 20년을 다닌 회사가 그 20일의 휴가도 못주냐는 의견과 유치원을 교육부에 신고해서 졸업식을 연기하면 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부딪혔다.
이 논란이 현실이다. 경단녀가 넘쳐나는 2018년의 대한민국의 현주소인 것이다. 조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면 결국 사직서를 꺼내들 수밖에 없는 설 곳 없는 엄마들이 넘쳐난다.
정부에서는 경단녀를 위한 대책을 계속해서 쏟아내고 있다. 일자리만들기, 경단녀 지원정책 등의 허울 좋은 대책보다는 사직서를 남발하지 않아도 되는 모두에게 공평한 대책이 필요한 때다.
물론 내 아이를 위해 관두는 경우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스펙을 포기하고 무너져버릴 수밖에 없는 엄마들을 위해 말이다.
/고아라 편집국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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