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후 첫 국정연설… '강한 미국' 강조
트럼프 취임 후 첫 국정연설… '강한 미국' 강조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8.01.3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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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미사일에 '최대의 압박' 강조… 1조5000억 달러 '인프라붐' 예고
"불법체류청년 180만명 시민권"… 멕시코장벽 건설·비자추첨제 폐지
취임 후 첫 의회 양원 합동 연두 국정연설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하원 의사당에서 상하원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웃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취임 후 첫 의회 양원 합동 연두 국정연설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하원 의사당에서 상하원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웃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집권 2년 차를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정연설에서 새해 국정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연설은 북핵을 둘러싼 안보 정책, 이민 정책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미국 현 경제에 대한 낙관론에 힘이 실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하원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첫 국정연설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최대 압박’을, 나쁜 무역에 대해서는 ‘공정과 호혜’을 각각 화두로 제시했다.

최근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를 일으킨 다카(DACA·불법체류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 등 이민 정책과 관련해서는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며 4대 기본 축을 내세웠다.

◇ 트럼프, "북핵 조만간 美본토 위협…'최대 압박' 지속 중"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이란, 쿠바 등과 함께 ‘적’으로 규정하고 ‘최대의 압박’ 작전을 지속할 방침을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무모한 핵무기 추구가 우리의 본토를 곧 위협할 수 있다”며 “우리는 그러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최대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힘을 줬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 참석한 탈북자 지성호 씨와 오토 웜비어 사건을 예로 들며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언급했다.

지성호씨는 북한에서 십대 때 사고로 한쪽 팔과 다리를 잃은 뒤 목발에 의지한 채 탈북한 인물이며, 오토 웜비어는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미국에 송환된 지 엿새 만에 숨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어떤 정권도 북한 독재자만큼 잔인하게 시민들을 억압하지 않았다”며 “정권의 타락상만으로도 핵 위협의 본질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안주와 양보가 침략과 도발을 불러들일 뿐”이라며 “과거 행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면서 대북 압박의 수위를 유지할 것임을 강조했다.

전임 행정부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발언은 전임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을 완전히 폐기한 것임을 거듭 확인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 트럼프, 4대 이민개혁안 제시… "불법체류청년 180만명에 시민권"

이민 정책과 관련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4대 기본 축을 제시했다.

우선 첫 번째 축으로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인 다카(DACA) 대상자를 포함해 180만 명의 불법 이민자에게 시민권을 관대하게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두 번째 축으로는 장벽을 건설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범죄자와 테러리스트의 유입을 차단해 국경을 안전하게 지키겠다고 했다.

비자 추첨제 폐지와 연쇄 이주 제한도 각각 세 번째와 네 번째 축으로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첨을 통해 무작위로 영주권을 주는 비자 추첨제를 폐지하는 대신 기술, 근로의욕, 사회에 공헌할 자질, 미국에 대한 애국심 등을 지녔는지를 평가하는 ‘성과 기반 이민제도’를 도입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민자의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로 직계가족의 범위를 좁혀야 한다”면서 “이 필수적인 개혁은 우리의 경제뿐 아니라 안전과 미래를 패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트럼프 "美, 경제굴복 시대 끝나"… 보호무역 강화 천명

경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외적으로는 ‘미국 우선주의’ 기치를 내건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재천명했고, 대내적으로는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우리의 번영을 희생시키고 우리의 기업들과 일자리, 국부를 해외로 내몬,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불공정한 무역협상의 한 페이지를 넘기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경제적 굴복의 시대는 끝났다”면서 “지금부터는 우리는 무역관계가 더 공정하고 호혜적이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쁜 무역협정을 고치고 새로운 협정들을 협상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우리의 무역규정의 강력한 이행을 통해 미국의 노동자들과 지적재산권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각종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은 물론, 관세·비관세 장벽을 비롯한 동시다발적인 강공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근 수입 태양광패널과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가 일회성 조치가 아니라는 의미로도 해석되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최소 1조5000억 달러(약 1600조원)의 인프라 투자붐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건설자들의 나라다. 허물어지는 인프라들을 재건할 시점”이라며 “우리 경제가 필요로 하고 국민이 누릴 자격이 있는, 안전하고 빠르고 현대화된 인프라를 제공하기 위해 함께 나설 것을 양당 모두에 요구한다”며 인프라 재건을 위한 1.5조 달러(1610조 2500억원) 법안을 마련해달라고 의회에 촉구했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