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에 헌식적이었다"… '밀양 참사' 환자와 함께 떠난 의사
"환자에 헌식적이었다"… '밀양 참사' 환자와 함께 떠난 의사
  • 박재영 기자
  • 승인 2018.01.3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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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숨진 39명의 희생자 가운데 환자들과 함께 눈을 감은 의사가 있다.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은 민현식(59)씨다. 31일 오전 7시20분께 민씨는 경남 밀양시 새한솔병원 장례식장에서 아내와 동생 등 유족 10여명의 배웅 속에 마지막 길을 떠났다.

그는 밀양 '행복한병원' 정형외과 과장이었다. 화재 당일 그는 이전 직장이던 세종병원에 하루 당직을 서주러 갔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씨는 정형외과 의사이던 아버지가 밀양에서 병원을 개업하자 이곳으로 내려와 함께 근무하면서 경남지역 병원 몇 군데를 옮겨 다녔다. 이 가운데 세종병원도 있었다.

민씨의 주변 사람들은 생전 그가 환자에게 헌신적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따라서 화재 당일에도 민씨는 환자들을 구하려다 변을 당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민씨의 남동생은 "다른 것은 모르겠으나 형이 평소 환자에게 애착이 깊은 의사였다는 것만은 분명하다"며 "갑작스러운 비보에 형수님과 두 조카의 상심이 컸다"며 안타까워했다.

실제로 갑작스러운 비보에 서울에서 지내던 민씨의 아내와 두 아들을 급히 밀양으로 달려왔다.

이후 장례식장이 부족해 그간 빈소를 마련하지 못하다 지난 29일 새한솔병원에 자리를 잡았다.

이날 화장장인 농협 장례식장에 민씨의 관이 도착하자 유족들은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흐느끼거나 애써 눈물을 감추며 그의 마지막 길을 지켰다.

[신아일보] 박재영 기자 pjyoung00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