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채용비리, 사회가 청년들에 지은 ‘큰 죄’
[기자수첩] 채용비리, 사회가 청년들에 지은 ‘큰 죄’
  • 이서준 기자
  • 승인 2018.01.29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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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청년들은 힘들다.

학생 때는 좋은 대학에 가야해서 힘들고, 대학생이 되면 좋은 직장에 취직해야 해서 힘들다. 개인의 노력 여하와 상관없이 취업의 문턱은 갈수록 높아져만 가는데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며 청년들의 아픔을 당연한 듯 여기는 기성세대의 시선이 힘들다.

그러나 무엇보다 청년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지금까지 노력한 것이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할 때이다. 최근 그 정황이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는 채용비리가 그렇다.

29일 정부가 공공기관 채용비리 특별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점검 대상 275곳 중에 257개 기관에서 2311건의 채용 과정상 문제점이 발견됐다. 거의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 채용비리가 횡행한 것이다.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최근 금융권, 사학권 등에도 채용비리가 논란이 되면서 사회 전반에 걸친 채용비리 세태에 청년들은 할 말을 잃었다.

부정채용을 위한 방법도 다양했다. 소위 말하는 ‘낙하산’ 인사는 예삿일이요, 여성 합격인원을 줄이기 위해 여성 지원자의 점수를 고의로 낮게 부여하거나 아예 아버지가 면접관으로 참여해 자녀를 채용한 사례도 나왔다.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온 청년들은 이미 1등이 정해져 있던 달리기 시합에 자신의 모든 청춘을 내다바친 셈이다.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은 “채용비리는 청년들의 꿈을 잃고 하고 우리 사회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주기 때문에 너무나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용비리는 큰 죄다. 따라서 청년들에게 공평하고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고 정당한 경쟁을 보장하는 것으로 ‘속죄’해야 한다.

이번 사태에 대해 정부와 관련 기관들은 채용비리에 연루된 기관장과 채용비위자에 대해 관련 법령에 따라 해임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이번 처벌조치가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끝까지 청년들에게 ‘속죄’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