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FTA 비준 시점 놓고 격론
한, FTA 비준 시점 놓고 격론
  • 양귀호기자
  • 승인 2008.10.0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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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FTA는 선택 문제 아니라 필수” 강조
조윤선 “미국의 FTA 조기 비준 가능성 낮다” 권택기 “쇠고기 처럼 서두르지 말고 차분히” 김성수 “체결되면 한우·낙농농가 1/3 폐업” ‘수요정책마당’ 토론회서 내부 공방 한나라당은 1일 오전 국회에서 ‘한국의자유무역협정(FTA) 추진전략’이라는 주제로 ‘수요정책마당’ 토론회를 개최하고 의원들간에 한미 FTA의 국회 비준 시점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조윤선 의원은 지난 9월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참관 경험을 소개하며, “미국 부시 대통령이 레임덕 회기에 한미 FTA를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레임덕 회기를 가질 필요성이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며 미국의 FTA 조기 비준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권택기 의원은 “레임덕 회기에 (비준이) 불투명하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분석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한미 FTA를 공론화하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며 “쇠고기 협상 때처럼 서두르지 말고 차분히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윤상현 대변인은 “미국은 현재 금융위기 사태를 맞아 내부적으로 규제강화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쪽으로 갈 것이다.

민주당·공화당 어느 쪽이 집권하든 (우리나라에) 자동차 재협상을 요구할 공산이 크다”며 “우리 나름의 정치 일정에 따라 정기국회 내 (국회 비준으로) 우리의 정치적 부담을 덜고, 미국에 정치적 부담을 돌려야 자동차 재협상 요구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옥임 의원도 “미국의 비준 시점을 자꾸 언급하는데 이것이야 말로 우리 스스로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미국의 재협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분명한 전제를 가지고 우리가 먼저 FTA 비준을 처리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김성수 의원은 “한미FTA가 체결되면 한우·낙농농가의 3분의 1이 폐업할 전망”이라며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을 우선 마련해 농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몽준 의원은 “미국의 대선이 한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언제 비준을 해야할 지 (내부적으로) 의견을 모아야 한다”며 “17대 때 처럼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국회 내 기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여한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의 새 행정부는 한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쪽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으며, 앞으로 재협상 요구도 잦아들 것”이라며 “미국의 재협상 요구와 관계 없이 우리는 이번 정기국회 내에 비준을 해야 한미 FTA를 못박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동주 여의도연구소 박사는 “국내 정치여건 상 연내비준에 굳이 구애받을 필요가 없다”며 “외통위 심의와 본회의 상정까지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어떤 형태로든 마무리를 짓고, 이후 문제는 정치적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홍준표 원내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이명박 정부 들어와 국제통상 의존률이 70%에 이르렀다”며 “FTA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혜민 외교통상부 FTA 교섭대표는 발제를 통해 “다음해 3월 6일까지 유효한 잠정예산법안이 미 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레임덕 회기 개최 및 한미 FTA 연내 인준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고 전망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당에서 임태희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홍 원내대표, 황진하 제2정조위원장, 나성린, 김성수, 조윤선, 구상찬, 권택기, 이달곤, 정몽준 의원이, 정부측에서는 이혜민 외교통상부 FTA 교섭대표, 임종순 기획재정부 국내대책본부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