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서 못하겠다"… 'MB 친형' 이상득, 檢조사 4시간 만에 귀가
"아파서 못하겠다"… 'MB 친형' 이상득, 檢조사 4시간 만에 귀가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01.2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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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의는 전면 부인… 검찰, 귀가시키고 재조사 등 추후 판단 예정
이명박 전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휠체어를 탄 채 26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명박 전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휠체어를 탄 채 26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상득 전 의원에 대한 검찰 조사가 ‘건강상의 이유’로 짧게 종료됐다.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온 이 전 의원은 26일 오전 10시 21분께 병원 구급차를 타고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추운 날씨 때문이지 목도리와 모자를 눌러쓴 이 전 의원은 간이침대에 실린 채 구급차에서 내려 휠체어에 옮겨 앉았다.

포토라인에 선 그를 둘러싼 취재진은 '다스는 누구의 것이라고 생각하나' 등의 질문을 쏟아냈지만 이 전 의원은 눈을 감고 침묵을 지킨 뒤 조사실로 들어갔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이 전 의원을 상대로 국정원 자금수수 여부와 어떤 경위로 자금을 받았는지 캐물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전 의원은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다는 원칙적인 입장만을 밝힌 뒤 건강상의 이유로 추가 조사를 받지 못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앞서 이 전 의원은 24일 외부에서 식사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이에 검찰은 오후 2시20분께 조사를 중단하고 일단 이 전 의원을 돌려보낸 뒤 재조사 여부와 방식 등을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이 전 의원은 검찰청사를 나서면서도 눈을 감은 채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사설 구급차에 올랐다.

검찰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는 조사에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일단 오늘 이 전 의원을 귀가시키기로 했다"며 "재조사 여부 등은 추후 판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의 친형으로 '만사형통'(萬事兄通·모든 일이 형을 통한다)이라고 불릴 정도로 이명박 정부 시절 실세로 통했던 인물이다.

그는 2011년 초반 국정원 간부로부터 억대 자금을 직접 받은 혐의를 받는다. 당시는 국정원 요원들이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에 잠입했다가 발각된 때였다.

검찰은 당시가 국정원 요원들이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에 잠입했다가 발각됐을 때임을 고려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빗발치는 사퇴 요구를 무마할 목적으로 이 의원에게 로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목영만 전 국정원 기조실장으로부터 재직 시절 원 전 원장의 지시로 이 전 의원에게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