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가 한반도를 에워싸고 있는 가운데 남북 올림픽교류가 강추위를 녹일만큼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남측으로 내려온데 이어 우리측 선발대가 방북 25일까지 금강산 남북합동문화행사와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을 위해 현장을 사전점검 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한 남북교류가 본격 시작된 것이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이끄는 예술단 파견 사전점검단이 1박2일 일정을 마치고 귀환한 지 하루만인 지난 23일 북한 예술단 공연을 올림픽 개막 전날인 다음달 8일 강릉아트센터와 11일 서울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각각 진행하겠다고 우리측에 통보해왔다.
또한 단일팀을 구성해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북한 여자아이스하키 감독 1명, 선수 12명, 지원인력 2명 등 15명으로 구성된 선수단이 25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남쪽으로 내려온다.
남북 간 왕래가 잦아지고 있는 가운데 화해 무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올림픽 전날인 내달 8일 열리는 2·8 인민군 창군일에 핵과 미사일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를 상징하는 올림픽 전야제와 남북 교류를 의미하는 북한 예술단 공연날 군사력을 과시하는 핵·미사일 퍼레이드가 열린다는 뜻이다.
한쪽에서는 평화의 모습을 내비추면 다른 쪽에서는 핵 도발 야욕의 양면성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자칫 올림픽이 북한의 선전전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예견된다.
이는 북한의 의도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번 평창올림픽 남북 교류를 놓고 ‘평화올림픽’이 아닌 ‘평양올림픽’이라고 폄하하며 비난의 화살을 보내고 있다.
세계인들의 스포츠 축제를 핵 완성 시간을 벌기 위한 북한이 벌이는 정치쇼라는 것이다. 안그래도 해외 일부에서는 ‘평창’과 ‘평양’을 헷갈리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평양올림픽’이라는 딱지를 붙인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너와 내가 따로 있을 수 없으며,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의도가 무엇이든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찬물을 끼얹고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정치적 행위는 중단돼야 마땅하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북한 선수단이 평창에 오게 됐지만 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에 보내는 기대와 우려는 반반이다.
국민들이 바라는 건 남북이 한민족의 미래를 위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으로, 올림픽 이후에도 평화로운 날이 이어지는 것이다.
북핵과 미사일 개발 등 근본적인 변화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가 남북 올림픽교류 무드에 너무 매몰돼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를 염두해 두고 당당하면서 냉철한 판단으로 남북대화를 이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