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몫까지 사세요"… 돈다발 남기고 숨진 기초수급자
"제 몫까지 사세요"… 돈다발 남기고 숨진 기초수급자
  • 김삼태 기자
  • 승인 2018.01.2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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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신아일보DB)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신아일보DB)

60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평소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준 집주인 노부부에게 수백만원의 돈을 남기고 떠나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지난 22일 정오께 사상구의 한 주택에서 A(65)씨가 숨져있는 것을 집주인 B(70)씨가 발견해 112에 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방안에서 유서와 함께 5만원권과 1만원권으로 된 670만원 가량의 돈다발과 함께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30년 전 이혼한 뒤 가족과 연락을 끊고 혼자 살면서, 이 주택에는 10년 전부터 세 들어 살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일용직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했으나 지난 몇 년간은 일자리가 끊켜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로 도움을 받으며 생활했다.

집주인인 B씨와 아내는 A씨의 딱한 처지를 알고는 평소 음식을 챙겨주거나 건강을 염려하는 말을 자주 건넸다. A씨의 부탁으로 주택 내 창고를 무료로 빌려주기도 했다.

그의 유서에는 이런 집주인인 B씨 부부에게 "제 몫까지 오래 사세요. 저는 저승으로 갑니다. 돈 놓고 가니 잘 쓰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경찰은 최근 A씨가 건강이 나빠지면서 이를 비관하는 말을 자주했다는 주변인의 진술과 A씨 방에 외부침입 흔적이나 외상 등이 없고, 유서 등이 발견된 점등을 미뤄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원인을 확인 중이다.

A씨의 시신은 그동안 연락이 끊겼던 A씨의 가족들에게 인계됐다.

[신아일보] 김삼태 기자 st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