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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인천공항 2터미널의 '애매함'
[기자수첩] 인천공항 2터미널의 '애매함'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8.01.22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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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최근 문을 연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딱 어울리는 말이다.

개장 이틀째 되던 날 2터미널까지 자동차를 직접 운전해서 가봤다. 도착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었다.

혹시라도 기존 1터미널로 잘 못 들어가는 수모를 겪지 않기 위해서 였다. 후배 기자가 함께 있는 상황에서 '길치' 혹은 '운전미숙'으로 오해 받는 참사가 발생해서도 안되는 상황이었다.

인천공항이라는 안내표지판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풀어지려는 긴장의 끈을 재차 조이며 숫자 '2'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애썼다.

다행히 내비게이션 속 길 안내자는 나에게 "경로를 이탈했습니다"라는 멘트를 날리지 않았다. 주차를 한 후 안도의 한 숨을 내 쉬었다. 2터미널은 "완전히 도착할 때까지 도착한 것이 아니다"는 나름의 격언을 머릿속에 생산해 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기자에게는 걱정으로만 끝났던 일을 현실로 마주해야 했던 여객들이 수 백 명이나 쏟아져 나왔다. 개장 첫 날인 지난 18일 264명을 시작으로 다음 날 242명, 셋째 날 186명이 2터미널에서 출발하는 항공권을 예매하고 1터미널을 향해 달렸다.

음식점에 갈 때도 1호점과 2호점을 헷갈리면 마음이 조급해지는데, 엉뚱한 공항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한 해외여행객들은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

상황이 이렇다보니 2터미널 개장 전 최첨단 스마트공항의 탄생을 알리기에 여념없던 국토부와 인천공항공사는 지금 오도착 방지 및 해결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2터미널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안내문구는 "여기는 제2여객터미널. 아시아나항공, 저비용항공사, 기타 외국항공사를 이용하는 여객은 제1여객터미널로 이동하시기 바랍니다"이다.

또, 국토부가 선정한 '인천공항 T2(2터미널) 출발 전 꼭 알아야 할 꿀팁 10가지' 중 6가지는 2터미널을 제대로 찾아가는 방법 또는 1터미널로 잘 못 갔을 때 대처법에 관한 것이다.

여러가지로 불편한 출발이지만 어찌됐건 인천공항은 글로벌허브공항을 목표로 1·2터미널 체제에 돌입했다. 개장 초기 드러난 문제점들을 잘 극복해 세계 각국의 여객들에게 긴장과 초조함이 아닌 편안함을 선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은 스마트공항을 운운하기에 조금 애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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