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과정을 지켜보는 국민의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
그렇다고 안보자니 제3당의 출현인 셈이라 여간 신경이 쓰인다.
국민의당은 통합 이야기가 나온 직후부터 지금까지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로 나뉘어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또한 두 차례 집단 탈당 사태를 겪은 바른정당은 통합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하나 둘 나가더니 결국 한 자릿수 정당으로 전락했다.
각 당의 문제뿐만 아니다. 양당은 안보와 지역 문제 등 정체성 차이로도 혼란을 겪었다.
특히 국민의당 내부 갈등은 절정을 향해 치닫는 수준이다.
통합 반대파는 21일 국회에서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시간 되는대로, 기회가 닿는 대로 반대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반대파는 신당 창당을 통해서라도 바른정당과의 통합에는 반대하겠다는 입장이다.
같은 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통합과 관련한 간담회를 열고 다시 한 번 통합을 강조했다.
안팎으로 불안한 상황에서 통합에 쐐기를 박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처럼 양당 대표가 전면에 서서 통합을 외치니, 반대파가 아무리 반대 목소리를 높여도 국민은 이미 두 당의 통합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찬성파와 반대파가 갈등을 겪고 있다. 특히 반대파는 통합추진의 선두에 있는 안 대표를 향해 '패거리·계파·사당화의 대왕', 'MB아바타의 실체' 등 독설을 쏟아 부으며 '안철수 때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쯤 되면 남보다 못한 사이나 다름없다. 정치권 안팎에서 끊임없이 '합의이혼'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누구를 위한 통합이며, 이렇게 창당한 당이 제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당장 2월4일 치러질 전당대회에서 모두가 환영하는 모습은 기대하기가 어려울 듯싶다.
감정싸움과 충돌양상이 극으로 치달을 경우 전대에서 양측 사이의 물리적 출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목적이 아무리 좋다한들, 수단이나 과정이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면 합리화될 수 없다.
안 대표는 다당제를 위해서는 외연확대만이 살 길이라고 주장하지만 당이 쪼개지고 분열돼 이뤄진 외연확대가 과연 옳을까.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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