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맹 질타 “멜라민 대처 한심”
식약청 맹 질타 “멜라민 대처 한심”
  • 양귀호기자
  • 승인 2008.09.29 18: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나라, 정부에 식품안전 업무 ‘일원화’ 요구
중국발 멜라민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지도부는 29일 윤여표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여의도 당사로 불러 가능한 빨리 사태 수습에 나서줄 것을 촉구하며 식약청의 안이한 태도와 늑장대응을 질타했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윤여표 식약청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들으며 “이번 사건이 중국에서 터지기 전, 우리가 먼저 식품 안전 여부를 검사해 봤어야 한다”며 “식약청은 안이하고 부주의한 검사 태도를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중국에서 멜라민을 식품에 넣을 때까지 아무런 검증을 안했다는 것 자체가 한심한 행동”이라며 “식품에 넣을 수 없는 화학물질이라서 검사를 안했다는 식약청의 해명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식약청장이 보고에서 멜라민의 유해성에 대해 ‘독성이 매우 약한 화학물로 인체 발암물질로 분류할 수 없다’고 했는데, 이는 인체 유해가 적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한게 아니냐”며 “적절치 않은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홍준표 원내대표도 “정 최고위원의 지적처럼 발암성 물질이 아니라고 아무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보는 것은 국감 때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발언”이라며 “이 말을 보고에 넣은 자체가 식약청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순자 최고위원은 “주중 대사관이 사건 발생 뒤 경고성 공문을 보냈으면 당국은 신속하게 처리해야 했다”며 “이렇게 늦장 대처를 하니 국민들은 정부가 아무리 좋은 방법으로 개선한다고 해도 신뢰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광호 최고위원은 “주기적으로 식품 안전도 검사를 해야 안전성이 보장될 것”이라며 “이제부터라도 충분한 인적 파워를 갖추고 국민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보고에서 윤여표 식약청장은 “멜라민은 치사량 높은 독성 물질은 아니나 어린아이들이 밥을 먹듯 분유를 먹어 멜라민 과잉으로 사망한 것”이라며 “우리 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도 화학 물질인 멜라민을 식품에 넣으리라고는 생각을 안하고 대처를 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중국산 식품 멜라민 파동과 관련,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과 농림수산식품부 등으로 분산돼 있는 식품안전 관리 업무를 ‘일원화’해 달라고 정부측에 요구했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소속 손숙미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보건복지가족부와의 당정회의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식품안전 업무와 검사기관의 단일화를 정부측에 주문했다”고 밝혔다.

안홍준 제5정조위원장은 “주로 내년도 예산 문제가 논의됐다”며 “보복위 소속 위원들간 입법과 예산 조정을 위해 조만간 보복위 차원의 연찬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당정회의는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안홍준 제5정조위원장, 국회 보복위 소속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멜라민 사태 수습책과 함께 ▲사회복지사 처우개선 문제 ▲소아비만 대책 등을 논의했다.

특히 이날 당정회의에서는 보복위 소속 박근혜 전 대표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박 전 대표는 전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통해 “국민들이 먹는 것만큼은 걱정하지 않고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국가가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양귀호기자 ghy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