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제약업계 영향 안개 속
[기자수첩]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제약업계 영향 안개 속
  • 이창수 기자
  • 승인 2018.01.17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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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의결권을 확대하고 그 일환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겠다는 발언에 기업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수탁책임에 관한 원칙, 일명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는 자산운용사 등이 주식지분을 확보한 기업들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해 주주의 권리를 강화하려는 자율지침을 말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지난 2010년 영국이 처음 도입한 이후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2개 국가가 영국 규정을 준용해 운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려 했으나 경제단체의 반대로 시행이 늦어지다가 지난 2016년 12월 드디어 한국판 스튜어드십 코드를 공표했다. 그러나 시행은 지지부진했다.

이에 국민연금공단이 올 하반기 시행을 전제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확정했다. 아마 다른 기관투자자 역시 도입할 공산이 크다.

문제는 최근 국민연금공단이 환인제약과 대웅제약 등 제약회사 지분을 새로 매입하고 기존 제약사의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7년 3, 4분기 주식대량보유내역 공시자료를 근거로 제약사만을 따로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공단이 녹십자홀딩스, SK케미칼, 한국콜마, 한미약품, 종근당 등의 지분을  확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녹십자홀딩스가 6.04%에서 8.11%로 2% 증가했고 SK케미칼은 11.29%에서 12.31%로, 녹십자는 10.07%에서 12.13%로, 한국콜마홀딩스는 5.10%에서 6.12%로, 한미약품은 8.17%에서  9.22%로, 종근당은 11.37%에서 12.48%로 각각 증가한 것이다.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올바른 의결권 행사'가 아닌 '경영권 침탈' 등을 도모할 수 있고 경영권 공격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한 제약산업의 지속적 성장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산업은 경영에서 리스크를 감수하고 신약개발에 집중해야 하는데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된다면 그만큼의 성과를 내기 힘들 것"이라며 경영지평의 변화를 우려했다.

2018년에도 제약·바이오주 선전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후 대표적인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의 투자 확대가 제약사의 향후 기업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